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서,
=좋은 경험
나는 문화기획자로서 좋은 기획(콘텐츠)이란 무엇일까? 내가 그런 기획을 하고 있을까?라는 고민과 걱정을 늘 한다. 처음에는 외부에서 그 기준을 찾아보려고도 했던것 같다. 하지만 돌아 돌아 "내 생각"을 기준으로 나에게 맞는 [좋은 기획]을 정의 내렸다. 따라서 오늘 이야기하는 좋은 기획이라는 것은 상당히 개인적인 정의라고 생각하시고 읽으시길 바란다.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드리면,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기획은 참여자들이 과정을 함께하고 결과물에 기여하게 만들어 모두가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좋은 경험이었어요"라는 말을 듣는것이다.
우리 문화기획자들은 멋있고, 힙하다고 하는 것들을 만들어 내야 하는걸까? 틀린말은 아니지만, "멋있고 화려한"것은 부차적인것이고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기획이란?]에서 썼던 글처럼 나는 기획을 문제해결의 관점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입장에서 문화기획을 창작적 개념 보다는 지역의 문제를 해결 관점에서 바라본다. 더 나아가 내가 준비한 콘텐츠를 향유할 참여자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즉, 그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행동(생각)의 변화를 주거나,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이런 관점에서 내가 만든 기획이 힙하면 좋겠지만, 그 전에 콘텐츠 안에서 참여자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만족하는게 더 중요하다.
내가 관여했다는 경험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란 책에서 모든 사람은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시간 상당히 소중하다. 우리 기획자들은 참여자들이 우리에게 준 소중한 시간 안에서 만큼은 그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즉, 멀뚱하게 프로그램을 보고 듣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결과물에 기여하게 하여 "내가 만들다"라는 생각을 줘야 한다. 하지만 이게 쉬운게 아니다. 1:1 혹은 1대 소수 프로그램이라면 어렵지는 않게지만 다수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할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야마자키 료의 [커뮤니티 디자인]이라는 책을 읽으면 나의 기획의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한떄 저는 커뮤니티 디자인 기획자입니다!라고 이야기하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하기 위해 충분한 레퍼런스가 필요할 것 같아서, 잠깐 조용히 하고 있다) 이 책은 지역 재생, 로컬을 이슈를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에 대한 가이드이기도 하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지역의 구성원들과 함께 과정을 설계하고 결과물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다. 나 또한 [디자인씽킹] 방법을 기반으로 웬만한 프로그램 기획한다. 참여자들이 직접 지역의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고 해결하게 만든다.
제가 약속할게요.
프로그램 끝날 때 여러분들의 생각이 1개 이상 반영되게 할게요!
위 말은 내가 다회차 프로그램을 진행할때 1회차때 참여자들과 함께 하는 약속(부담주기)이다. 다른것은 모르겠고 여러분들 생각을 결과물에 꼭! 반영해서 내가 만들었다는 경험을 줄게!를 이야기한다. 이렇게 이야기 했을때 참여자들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것을 얻어갈지 명확해지고, 과정에 함께하기위해 더 노력하다. 그리고 그 약속이 지켜졌을때 큰 보람을 느낀다. 나는 이러한 과정을 만들기 위해 퍼실리테이팅 / 네트워킹 / 디자인 능력들을 복합적으로 습득했다.
어떻게 보면, 나는 참여자들게에 "일"을 시킨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것 같다. 그럼에도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이케아 효과"로 설명할 수 있을것 같다. 이케아 상품이 과연 저렴할까요? 사실 사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전혀 저렴하지 않다. 이케아는 "조립"이라는 비용(인건비)를 고객에게 전가하고, 그 과정에서 킵한 코스트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케아는 똑똑하게 이 조립이라는 과정을 "놀이"로 승화시켰다. 사람들은 저렴하게 샀다는 착각과 함께 직접 본인들이 만들며 자신의 가구에 더 애정이 생긴다. 내가 만들었다는 생각과 본인들이 투입한 시간때문이다. 나도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소한의 틀과 퍼실리테이팅으로 사람들이 직접 하게 만들고 자신들이 했다는 경험을 준다.
이렇게 나는 인터뷰도 시키고 벽화개선 작업을 시키기도 하고 바닷가에서 쓰레게도 줍게했다. 특히 벽화작업은 진짜 힘들다..(나도 한번 같이 하면 일주일은 골골댄다) 하지만 이렇게 함께 만든 결과물은 늘 만족도가 높다. 왜냐, 내가 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