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은 산책을 즐겼다. 한강 근처의 와이키키 배 카페 주변은 단골 코스였다. 코스 주변엔조각품들몇 개가 눈에 띄는 공원이 있었다. 한 바퀴를 도는 데 이백오십 걸음이고 오분이 걸렸다. 두 바퀴를 돌 때마다 걸음 수를 확인했다. 걸음수를 시간에 끼워 맞추기도 했다. 답도 아니고 문제 될 것도 없는데 그랬다. 일종의 실험이었다. 왜 그런가 하면 일단 규칙을 발견하거나 만들어내면 거기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편이었다. M은 조금 그런 사람이었다. 일종의 루틴이라고 정돈해두면 마음에 안정이 들때가 많아서였다.
그날의 산책을 마치고 해가 스르륵 지는 시간일 때였다. SNS 메시지가 떴다. 친구의 일자리 추천에 대한 짧은 한 마디에 M은 처음엔 별 생각이 들지 않았고 흘려들었다.이 주 쯤 지났을때 같은 업계의 친한 사람이 준 두 번째 제안까지도 M은 거절을 했다. 그런데 삼사 일 전 걸려온 전화가 신경이 쓰였다. 마음이 쓰였던 건 그때부터였다. 최근 한 달 동안 자신에게기회가 몰려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세 번씩이나. 우연이 반복되는 것이 삶이라지만 의욕을 불러일으킬 만한 소지가 충분했다.
누구와 함께 어떤 일을 하게 될지를 알기 전까지 M은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다. 그들을 만나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