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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유전자를 복제하는 시간

by 빛작


문화 유전자

복제

진화



새벽 5시, 꿀벌처럼 작가들이 분주하다.

새벽독서 시간이다.

일벌이 육각형의 방을 청소하고 새로 짓듯이

작가들은 정신의 방을 청소하고

또, 새로운 '육각형 정신'의 집을 짓는다.

존재를 위해 일벌이 꿀과 꽃가루를 저장하듯

작가들은 네모난 방, zoom 안에서 사유하고 통찰하며, 밀랍 같은 달콤 쌉싸름한 깨달음을 저장한다.


육각형 방 안에서 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일벌은 로열젤리를 3일 동안 먹다가

이후에 꽃가루와 꿀을 먹는다.

그래서 일벌이 된 것이다.

하지만, 계속 로열젤리만 먹고 자라면,

일벌보다 커다랗고 일벌보다 수명이 길고

생식 능력이 발달한 여왕벌이 된다.

평생에 알을 낳고 번식하는 여왕벌 말이다.

둘은... 완전히 다르지 않다.


일벌과 여왕벌의 유전자는 같다.

무엇을 지속해서 먹느냐에 따라

벌의 존재감은 달라진다.

사람과 닮았다.

우리도 무엇을 얼마 동안 영양분으로 취하느냐에 따라 존재가 달라질 수 있다.


신체도 그렇거니와,

정신을 키우기 위해서 성현의 언어, 문화, 신념 등으로 표현되는 철학서를 영양분으로 취함으로써,

정신의 먹이를 충당한다면,

책을 쓰면서 정신과 감각을 키운다면,

다음 세대로 전달할 정신을 널리 확산시킨다면

존재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유전자처럼 '전달되는 힘'은 어디에서 올까?


일생을 살다가 개체는 사라지지만, 유전자는 계속 이어진다. 진화의 주체는 유전자다. 개체가 아니다. 유전자는 스스로를 복제해서 다음 세대로 전달한다. 자신을 똑닮은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서이다.


새벽 이 시간, 왜 우리가 모여서 책을 읽고 있을까.


우리는 문화 유전자를 복제하는 업을 가진 ‘작가’이다.

작가는 문화 유전자가 복제되기를 원한다.

복제를 성공시킬만한 성향이 드러나는 유전자는 전수될 가능성이 높다.

새벽독서 시간은 문화 유전자 ‘밈’을 복제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화 유전자 복제를 성공시키는 확률을 높여가는 기회이다.


이렇게 사유해 나가는 과정의 근원은 책이다.


오늘 읽고 있는 '생물학 이야기'* 에는 리처드 도킨스가 쓴 ‘ 이기적 유전자’ 책 이야기가 나온다. 도킨스는 ‘문화의 진화이론’과 ‘문화 유전자 밈’을 창조했다.


진화는 이기적 유전자에 의한 것이며, 복제를 최우선의 목표로 여겨 경쟁한다. 밈은 문화를 복제시키는 주체이다. 밈도 유전자처럼 이기적이고, 그 무엇보다 그 자신의 확산을 원한다. 밈은 우리의 뇌에서, 또 다른 사람들의 뇌로 전달되며, 온 세상으로 퍼진다.

진화, 복제, 유전자 그리고 인간과 벌.


인간과 동물의 차별성은 문화에 있다. 벌은 문화가 없다. 신분과 역할만 있을 뿐이다.

문화가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이유 도킨스는 '밈'을 통해 문화가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새벽을 여는 인문학 네트워크

독서문화를 확산시키는 [태양마중 새벽독서]

정신의 '모남'을 완숙시키는 문화


오늘의 우리들이 복제하는 유전자가 아닐까


새벽독서은 작가들의 뇌에서 다른 작가들의 뇌로, 또 다른 독자들의 뇌로 문화 유전자를 복제시키는 곳이다.

독서 문화를 전파시키는 중이다.

문화의 진화를 위해 밈을 청조 중이다.



꿀을 남기는 벌처럼

우리는

글을 남기는 작가이다.

문화는 사람들의 모방에 의해 복제되어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진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이다.



*생물학이야기, 김웅진, 행성 B. 2015

Freepick.com / 클립아트코리아 , 그림 출처.

[밈], 위키백과

: 개인 또는 집단에게서 다른 지성으로 생각과 신념이 전달되는 모방가능한 사회적 단위의 총칭. 대중 문화의 일부다.

유전자가 자가 복제를 통해 생물학적 정보를 전달하듯이, 밈은 모방을 거쳐 뇌에서 뇌로 개인의 생각과 신념을 전달한다. 유전자처럼 변이, 경쟁, 자연선택, 진화를 거쳐 유전의 과정을 수평 수직적으로 전달한다.


#문화 #유전자 #밈

[빛작 연재]

5:00a.m. [새벽독서로 마음 챙기기]

토 5:00a.m. [새벽독서로 마음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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