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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은 동화 짓기다

by 빛작



나는 상상한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삶의 질’을 올리는 상상 말이다. 선택이란 두 가지를 동시에 고를 수 없기에, 해보지 않은 것과 되어보지 않은 모습을 상상한다. 혼자서 누릴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하다 보면, 나는 상상 속의 나와 동류의식을 느끼게 된다.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가 보이는 호텔에서 태양을 맞으며 요가를 하고, 열 번째 출간을 기념하는 오전 강의를 마친 후, 동호회 멤버들과 해변 비행을 한다. 자전거를 타고 도착한 풀빌라에 들러 낮 수영을 즐긴 후, 해가 지면 작가들과 연구소에 모여 앉아 글을 쓰고, 두런두런 글과 책 이야기를 나눈다.


고귀하고 비범한 능력으로 나를 상향화하고자 한 과거에 상상했던 그대로를 실현한다. 현재의 자유와 여유와 편안함을 맞바꾸겠다는 다소 어렵고, 낙관적인 다짐을 해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의 나를 ‘되려고 하는 나’로 빠르게 상향화시키는 일은 상상에서만 가능하다. 내가 올려다보게 되는 그 자리의 사람과 동류의식을 느끼기 위함이다. 같은 존재로서 서로를 인식하는 감각, 동류의식을 갖기 위해 자기 상향화의 상상을 한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아가기를 반복하고,. 정신적인 부, 지적인 부, 물질적인 부를 이루는 동화를 상상한다.



우리의 상상은 기본적으로 ‘동화’이다* 미래를 상상하고 예측하고 계획하는 일은 동화와 같은 일이다.

그 동화가 그대로 실현되지는 않는다. 무엇이든 잘 풀리고 좋을 때, 낙관적인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나빠질 때가 있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버티기 힘든 상황일 때가 있다. 상상할 타이밍은 이때다.


나의 동화는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가.


과거의 나는 꿈을 자르고, 희망을 꺾고, 빛을 내는 날들을 의심하고 선택과 행동을 미루었다. 하지만, 동화는 배드엔딩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의 나는 희망에 찬 동화를 상상한다. 지적 능력과 근면성을 지불하기로 하고 말이다.

고통을 벗어나고 귀인들을 만나 정신적인 부, 지적인 부, 물질적인 부를 누리며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해피엔딩으로

최대한 긍정적이고

말도 안 되게 희망적이고,

황당할 정도로 지혜롭게 지어내 본다.

이게 맞나, 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고, 회의감이 들 정도로 말이다 (보도 섀퍼와 재정 멘토가 나누는 대화 인용)


보도 섀퍼 가까이 멘토의 충고가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런 회의감에 대해 멘토인 나 말고 다른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되오. 그런 회의가 들 때면 곧바로 나에게 전화를 주시오. 비참한 동화는 다시 아름다운 동화로 바꿀 수 있을 것이오.

* 보도 섀퍼의 돈, 에포케, 2011

#두바이 #다짐 #감각 #존재

[빛작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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