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반

by 빛작

손가락 관절 길이마다의 빨대를 잘라 그 안에 끈을 연결해 인형 뽑기 팔을 만든 적이 있다. 근육에 연결된 힘줄이 움직이고 '잡는'모양의 손이 물건을 잡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아날로그 수업이야기다. 하지만 그런 재활용 무언가는 이제 만들지 않는다. 정교함과 탁월함이 더해진 레고블록으로 코딩만 하면 로봇팔처럼 다양한 센서로 작동이 훨씬 수월해진다.


작은 현상을 이해하고 크게 넓혀보면 원리를 활용할 수 있다.

자동화된 팔은 대량생산을 하기 위함이다. 일일이 재고 자르고 집어드는 일은 더 이상 사람의 몫이 아니다. 로봇이 하는 시대다. 우리의 손처럼 집어 들고 조이고 조립하는 능력을 갖춘 로봇 그리퍼가 있다.


로봇그리퍼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역시 자연으로 가게 된다. 잘 잡아 올려 옮기고 씌우는 능력은 잘 잡는 데 있다. 잘 잡는 힘의 아이디어의 시작은 오징어다. 바로 오징어의 흡반이다.

오징어의 흡반은 먹이 포획과 이동에 필수적인 구조다. 오징어의 흡반을 활용하여 로봇그리퍼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오징어 흡반은 촉수의 끝에 있는 동그란 모양의 돌기를 말한다. 10개의 다리 중에 2개에 흡반이 있다. 흡착성을 갖는다. 안쪽으로는 짧은 자루가 있는데, 먹이를 잡을 때만 빠르게 뻗쳐서 먹이를 감싼다. 점액질로 되어 있어서 단단한 먹이라도 미끄러운 표면일지라도 꼭 붙들 수가 있다. 때로는 달아나는 이성친구를 꽉 잡아야 할 때도 있다.


생물이 살아가는 생태계에는 다양한 생태기술이 숨어 있다. 생태모방은 자연 생태계, 생명체의 구조와 원리에서 영감을 얻어, 이를 공학적 또는 디자인으로 응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오징어 흡반의 생태모방기술은 수중 작업을 하는 로봇 그리퍼, 의료용 흡착 패치로 옮겨 갔다.

고로, 뷰티와 의료를 접목한 기술을 소개한 사례가 있는데, 바로 오징어와 같은 흡착구조를 가진 문어를 자연모사한 패치가 있다. 피부에 미용으로나 의료용으로 기존의 마이크로니들보다 5배 이상 제품을 흡수할 수 있단다. 아토피치료, 화상 크림 등으로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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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작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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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그리퍼 #흡반 #흡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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