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로 케이크가 먹고 싶었을까
내 평생 제일로 울고불고 졸라대며
얻어냈던 것이 있었다. 아마도 대여섯 살이었나.
바로 생크림 케이크.
크고 나서 엄마와 얘기를 나누다 들었지만
생일도 아닌 날에 자고 일어나 한 번도 때를 안 쓰던
애가 케이크를 사달라고 연신 울고불고 팔짝 거리며
생떼를 부려서 기가 막히면서도 어딘가 안쓰럽고 미안하다고 했었다.
아픈 형이 있던 탓에 뒷전으로 밀리고 늦둥이 동생이 있어 또 뒷전으로 밀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런 나에게는 미안하단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억울하다거나 사랑을 못 받았다고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다만 몹시도 연약한 마음을 지닌 아버지와 어머니가 가끔은 싫었지만 말이다.
케이크를 애원하던 어린 나는 아마도 확인받고 싶었던 것 아닐까 싶다. 아니면 욕구의 해소가 아닐까 싶다.
원하는 것을 말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답답해서 말이다.
어려서부터 장애가 있는 형이 있었기에 나만은 부모님을 슬프게 해서는 안돼.라는 생각이라던지 나는 커서 형을 책임져야 해.라는 생각이라던지 내가 집에서 무언가를 요구하는 입장이 되기보다는 나만큼은 짐이 되지는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내가 처연하기도 하다. 그 어린아이가 뭘 안다고 그렇게 참았을까 싶다.
이유 없는 울음은 없다. 단지 그 마음을 표현할 언어를 몰라서 울음을 터트리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도 이따금씩 낯설게 다가오는 감정에 울음을 터트리지 않는가.
그러고 보면 언어보다 솔직하게 울음인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