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시간에 나는 문제지 한 장을 받았다. 누구보다 좋은 점수를 받고 싶었기 때문에 열심히 풀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 정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 문제가 너무나 어려웠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 보아도 한 문제도 제대로 풀 수가 없었다. 그것이 나의 허약한 마음을 사정없이 짓눌렀다. 답을 알기위해 사람들에게 묻기도 하고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멀리 돌아다녀도 보았지만 어디서도 답을 구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작은 시험지 한 장 안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문제들이 있었기 때문에 - 너무 많아서 내게는 계속 늘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 나는 분노와 실망 속에서 갈팡질팡 했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참을성 있게 시험을 끝마쳤다. 그리고 그때서야 정말로 아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 답안지를 누구에게 제출해야 하는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