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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Aug 18. 2021

전원주택, 주택마련은 쉽지 않았다.

(전원주택을 찾아서, 삶의 보금자리)

휴일이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동네이다. 구경을 하러 오기도 하고, 집을 사고 싶어 오기도 한다. 차를 타고 훌쩍 보고 가기도 하고, 차를 세워 놓고 이것저것 묻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는 시골에 살고 싶어 오는 사람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너나없이 시골에서 전원 살이를 하고 싶어 오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냥, 구경삼아 오는 사람이 있을까? 거의 없을 것이고 마음에는 조금이라도 한 번쯤, 시골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이다. 전원주택, 전원 살이, 시골의 삶을 조금이라도 꿈꾸는 사람들이 오는 것이다.


전원주택, 시골에서 자리를 잡은 지 3년이 되었다. 어렵게 마련한 집이지만 직접 지으려던 생각을 과감히 바꾸어 기존 주택을 구입해 들어왔다. 20여 년 전부터 시골집에 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산 중턱에 지은 4층짜리 빌라에서 20년을 살았다. 빌라에 살면서부터 전원주택, 시골생활을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원래가 시골사람이고 시골생활에 익숙한 사람이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오랫동안 망설여 왔다. 하지만 아파트에서만 살 수 없다는 생각을 굳히고 적극적으로 시골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관심은 늘 발품으로 이어져 수도 없이 시골을 드나들었다.

전원주택 앞에 사계절 흐르는 작은 도랑

자전거를 타면서 살고 있는 도시 부근의 대부분 주택지를 찾았다. 택지를 구입하고 집을 설계하여 집을 지으려는 생각이었다. 평생에 내 마음에 드는 집을 하나쯤은 짓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곳저곳을 시간이 나는 대로 찾아다녔다. 수도 없이 발품을 팔았다. 하지만, 내 마음에 맞는 주택지를 선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격도 만만치 않고 마음에 드는 주택지 찾기는 정말 어려웠다.


야트막한 산이 둘러싸여 있고 앞으로는 작은 도랑물이 있으며, 원주민들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지만 외로움은 없어야 하는 곳, 찾을 수가 없었다. 주변의 택지 개발하는 곳, 여러 중개인을 찾아 논과 밭을 찾아 나섰다. 그럴듯한 곳이라 하여 찾아가면 무엇인가는 어렵게 되어 있다.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20년을 찾아도 나는 찾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지은 집을 찾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찾을 수 있었을까?

밤에 만난 파란 잔디로 된 뜰

내 마음에 드는 택지에 내 마음에 들도록 지어 놓은 집을 찾을 수도 없었다. 절대로 내 마음에 드는 택지나 주택은 찾을 수가 없다는 결론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수십 곳을 다녀도 찾을 수가 없었다. 시골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은 생각을 또 바꾸는 일이었다. 조금은 어렵더라도 일정한 조건을 수정하여 찾아보는 것이었다. 주변의 모든 동네를 돌며 우선은 지형을 선택하고, 주택을 찾아 나서는 것이었다. 자기 살려고 지은 집이란다. 사정이 있어 도심으로 나가야 할 사정이 있단다. 급히 팔려고 한다는 말에 찾아갔지만 말과는 달랐다. 전혀 다른 집이었다. 역시 집을 지어 파는 사람이었다. 수도 없이 만나보곤 했다.


다시 발품을 팔아야 했다. 자전거를 타고 수십 곳을 찾아다녔고, 결국은 여러 공인중개사를 찾아 나섰다. 공인중개사, 물건을 흥정하고 거래시키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다. 수없이 찾아간 공인중개사 중, 믿음직한 중계인을 만났다. 이것저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본 후 일정한 수준의 주택만 보여주고 있음을 알았다. 신뢰를 하기 시작하고 전적으로 처분만 기다렸다. 점차 오고 가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신뢰가 쌓이고 서로를 믿어가면서 기어이 찾고자 하는 물건(?)을 만나게 되었다. 원하던 전원주택을 만나는 행운이 왔다.

봄에 만난 잔디밭 끝, 화단

널찍한 잔디밭에 뜰 앞에는 작은 도랑이 흐른다. 뒤로는 산이 둘러 싸여 있고 앞으로도 야트막한 산이 있었다. 원주민들과는 상당한 거리에 있으며, 주변에는 외지에서 찾아온 주민들이 어울려 살고 있었다. 실제로 살고 싶었던 사람이 집을 지었다. 가족 구성원 중에 도저히 적응할 수 없어 생활이 불가능했단다. 어렵게 지은 집이지만 팔아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집을 처음으로 짓는 사람이 맡아 설계를 하고 집을 지었단다. 세심한 배려와 관심 속에 지어진 집을 만나는 행운이었다.


우리 가족과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세상에 어렵지 않은 일이 있을까? 그중에 집을 짓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금이라도 충분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더 어렵다. 집을 짓는 일에 일일이 참견할 수도 없는 일, 참견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다. 모든 일에 관여하면 되겠지만 건축에 관한 지식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다. 건축에 관한 지식도 없고, 자금도 충분한 입장이 아닌 사람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수많은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 지어 놓은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다만, 수도 없이 집을 보러 다니는 노고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가며 찾아보는 수밖에 없는 듯했다. 운이 좋아 적당한 동네에, 적당한 집을 구입할 수 있었음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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