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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Oct 05. 2024

가을 날의 아침 단상

(산책길에 만난 가을)

가을바람 선선하게 찾아온 날

길 따라 나선 산책 길엔

맞아주는 이 많아 좋다


길가 언덕밭엔 푸른 무잎 풍성하고

연두 빛 콩 열린 두렁 콩이

누렇게 익는 볏논에

울타리 되어 일렁인다


조금 더 지나 가을 길 찾아내면

여름 한나절 누군가 심은 코스모스

작은 꽃 봉오리 여물어 가득하고

너울대는 백접초와 홍접초가

푸른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커다란 벚나무 밑 그늘 자락엔

푸른 잎사귀에 눈이 내려

하얀 눈을 얹은 설악초가

껑충한 몸 높아 못 이기는 듯

오가는 가을바람에 설렁댄다


비바람 부는 여름날에

농부의 거친 숨소리 듣고 자란  곡식들은

이내 가을 맞아 고개숙이고

무심한 허수아비 옆에 속삭이며

다시 온 가을 이야기 주고받는다.


우연히 만난 가을날 산책길에

선선한 바람과 함께 만난 아침은

자연의 아름다움 한껏 건네주며

소중한 하루의 삶임을 일러주니

아침에 만난 그 가을날은

그래서 마냥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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