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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객 May 22. 2024

강물에게 쓰는 편지

제목 : 강물에게 쓰는 편지


chat gpt: 사랑하는 강물에게,

안녕하세요. 당신의 곁을 지나는 모든 생명들에게 한결같이 맑은 물을 건네주는 당신에게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당신은 그저 흐르고 있을 뿐이지만, 당신의 존재는 우리의 삶에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당신은 산에서 시작하여 들판을 지나며 도시와 마을을 거쳐 바다로 흘러갑니다. 그 여정 속에서 당신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많은 풍경을 지켜보며, 수많은 생명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줍니다. 당신의 물결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어부의 노랫소리, 새들의 지저귐을 담고 있죠. 당신이 가는 곳마다 생명이 피어나고, 사람들의 일상이 이어져 갑니다.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거칠게 흐르는 당신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줍니다. 조용히 스며들기도 하고, 거세게 부딪히기도 하는 당신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인생의 다양한 면모를 배우게 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흘러가는 당신의 끈기는 우리에게 큰 용기를 줍니다.

하지만 요즘, 당신의 물결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과 무분별한 행동들로 인해 당신의 몸이 더러워지고 상처받고 있음을 느낍니다. 깨끗했던 당신이 오염되고, 맑았던 당신의 모습이 흐려져 가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는 당신에게서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당신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강물, 당신이 언제나 맑고 깨끗하게 흐를 수 있도록 우리가 더 노력할 것을 약속합니다. 당신의 물결이 끊임없이 흐르며,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기쁨을 주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여정 속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평화롭고 아름답기를 기원합니다.

항상 당신의 흐름 속에서 배우고 감사하는 우리들로부터.

늘 흐르는 강물에게,




제목 : 강물에게 쓰는 편지


필자: 강물아, 안녕!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삶에 가장 큰 힘이 된 친구가 누구인지를 살펴보니, 제일 먼저 네가 떠올라 가장 먼저 너에게 편지를 쓰기로 결심했어. 너도 나를 자주 봤을 거 같은데,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특히 사람들이 뜸한 시간에 너를 만나러 가거나 바람이 부는 날이면 자주 네 품이 그리워 주변을 서성이곤 했었는데, 잘 모르지? 

특히 부여에 있는 백마강을 흐르고 있는 네 모습을 보고 있을 때면 너는 그 누구보다 나에게 많은 힘과 위로를 주었던 것 같아. 생각해 보니, 처음 내가 너를 좋아하게 된 것은 중학교 무렵인 거 같아. 사춘기 시절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떠난다는 곳이 부여였고, 그곳에서 한참을 멍하니 너만 바라보다 돌아온 거 같아. 너를 바라보고 있으면 모든 이야기를 다 해도 들어줄 것 같은 따뜻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저 멀리 어두운 밤하늘에서 길이 되어주는 북극성 같기도 했어. 알잖아. 답답한 사연이 깊어갈수록 사람들은 더욱더 침묵하게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침묵은 결국 더 큰 침묵 앞에서 비로소 조금씩 문을 열게 된다는 것을. 너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던 거 같아. 


 강물아, 너는 늘 어딘가로 그렇게 계속해서 흘러가면서 세상의 다양한 풍경들을 품에 안고 묵묵하게 너로 인해 주변의 꽃들과 나무들을 더욱더 빛나게 할 수 있어 정말 좋겠다. 그러다 가끔 어느 한 곳에 머물고 싶을 때면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시원함을 전해주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겐 발이 되고 길이 되어 살아갈 희망을 안겨준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니. 나도 늘 너처럼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은 데 누군가를 위한 길은 늘 다짐으로만 끝나는 것 같아. '내 삶조차 짊어지고 나아가는 것이 버겁다'라고 말하자니, 너무 흔한 변명인 거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큰 유대감을 느끼기가 힘들다고 말하자니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 같기도 하네.


 강물아, 나도 너처럼 그렇게 끊임없이 흘러 넓은 대양을 만날 수 있을까? 너처럼 바람이 불거나 눈이 오거나 소나기가 내리쳐도 흔들리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내가 꿈꾸는 곳으로 갈 수 있을까? 아니, 너도 처음부터 이렇게 넓은 세상으로 바로 나오지는 못했을 거야. 처음에는 어디 이름 모를 작은 샘에서 졸졸 흐르다가 골짜기를 만나고 계곡을 거쳐 굽이 굽이 좁은 냇가에서 모진 세월을 보내다 지금에서야 비로소 이 넓은 곳으로 나왔겠지. 그리고 이 길을 따라 더 넓은 바다로 가고 있는 거겠지. 맞아, 어쩌면 너는 나보다 더 모진 세월과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지금 이렇게 그 넓은 가슴을 따뜻하게 보여줄 수 있는 품이 생기게 되었을 거야.


 강물아, 가끔 해 질 녘 네 몸을 뜨겁게 달구던 햇살이 네 품 안에서 붉은색 노을을 만들며 파닥파닥 빛나는 풍경을 볼 때면 더없이 네 삶은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 마치 그 풍경은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자식들을 위해 무언가를 손에 쥐고 돌아가는 아버지의 뒷모습 같기도 하고, 늦은 저녁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워가며 서로의 내일을 위해 희망의 이야기를 속삭이는 모습 같기도 해. 하루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너의 모습이기도 해. 새벽녘에 너는 아직 졸린 잠을 깨지 못한 것처럼 방향을 잡지 못해 고요한 정적만을 보여주지만 해 질 녘 너는 늘 고요한 모습 위로 잔잔한 위로의 음악과 함께 따뜻한 울림을 전해주거든.


 강물아, 너 알고 있어? 특히 시인들이 너를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너는 내 안의 시퍼런 멍은 죄다 바닥으로만 깊게 묻어둔 채 그 모든 멍들을 정화시킨 맑은 가슴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기 때문이야. 시인들은 그런 너의 마음을 알고 있는 거지. 겉으로 내가 보여주는 그 큰 마음이 결국엔 내가 겪어온 상처와 아픔 속에서 자라난 마음이라는 것을. 그래서 시인들의 시를 보면 너는 더없이 소중하고 따뜻한 벗으로 표현이 되는 것 같아. 그러니 강물아, 혹시 시인들이 너를 만나러 오거든 더 넓은 가슴으로 안아주기를 바래. 그들은 단순한 마음으로 편하게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사람들이라 늘 작고 세세한 것에 의미를 찾고 그 안에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삶의 울림을 전하는 영혼들이니 너의 도움이 정말 많이 필요할 거야. 특히 늦은 저녁, 소주 한 병과 새우깡 하나 달랑 들고 네 옆에 앉아서 너만 바라보며 술을 들이켜는 모습이 보이거든 당황하지 말고 그가 참 많이 힘들구나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


 강물아, 오늘도 늘 한결같이 푸르른 산맥을 지나 넓은 평야 위에 길을 만들고 굽이굽이 흘러가는 내 모습을 보니 기분이 참 좋다. 강물아, 앞으로도 나는 너를 평생의 동반자로 여길 거야. 그리고 자주 찾아올게. 설령 그 발걸음이 조금 우울하거나 힘이 없더라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 내가 너를 찾는 이유는 아마도 외로움을 함께 나눌 친구가 그리운 순간일 테니.





- 엽서 한장(필자)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으면

꿈결을 걷는 듯

한없이 포근한 대상이 있습니다. 

마음의 보금자리,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그런 곳이 있어

지친 마음,

위로를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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