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뒤에야 더 충만한 길을 찾게 되고, 마음을 비운 뒤에야 더 큰 마음을 담을 수가 있습니다. 본래 우리가 가야할 삶의 길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양한 길이 있고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가고 있는지, 그 길 가운데 어떤 흔적을 남기느냐 하는 문제만 주어져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우린 가야할 길의 빛깔과 목적지에만 너무 큰 집중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쉽게 놓치는 것이 다른 수많은 길의 흔적과 모습입니다. 깊은 산 속에서 찢긴 나뭇결 사이로 굽이 굽이 땅을 일구며 흘러가는 냇물 사이로 푸르른 나뭇잎 몇 장 여린 살결을 적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