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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noh Jun 09. 2023

혼밥

오늘은 우동

배가 고팠다.

두 군데 칼국수집은 아직 오픈 전이란다.

동네를 돌다가 문이 열린 식당에 물었다.


아직 오픈 전인가요?

아,네, 지금 됩니다.


그래서 되는 곳에서 되는 음식을 먹기로 했다.


유부우동이다.


짜고 쫄깃하고 뜨겁고

혀를 댄 맛

쉰 깎두기는 거절하고 단무지만 받았다.

차가울 줄 알았던 단무지는 깔깔해진 혓바닥을 위로하기엔 너무 미적지근했다.


밖에서 혼밥은 잘 안 하는데

이제부터는 좀 해보려 한다.


기다림에 잘 지치는 사람이라

혼자. 허기를 채우기로 했다.

오전 11시도 안 되어 배가 고픈 사정을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


각자의 방에서 다르게 살아가는

가족이라는 타인

그 허기를 선선한 날씨도 채우지 못 하고

짭쪼름한 우동 국물로 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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