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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캠퍼스

by 리박 팔사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대학 캠퍼스의 시대별 변화: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


대학교 캠퍼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도시였다.

사람들이 모여 배우고, 친구를 사귀고,

때로는 밤을 새워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었다.

강의실과 도서관, 학생식당과 동아리방, 운동장과 벤치 하나까지

모든 것이 대학 생활과 추억의 일부였다.


2000년대 초반, 대학에 가는 것은 단순히 공부만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강의실에서 친구를 만나고 교수를 마주보며 수업을 듣고

시험 기간이면 도서관에서 자리를 맡아가며 공부하고

수업이 끝난 이후엔 친구들과 함께 밥 등을 먹거나 학교 광장, 도서관 등에서 시간을 보냈다.

동아리, 스터디, 축제, MT, 운동, 미팅, 월드컵 응원 등 대학 생활의 반 이상은 강의실 밖에서 이루어졌고 그 영향은 강의실과 도서관, 개인적인 일상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곤 하였다.

무엇보다 수업은 출석을 반드시 해야하는 것에 속하였고 자연히 학생이 머무르는 공간이었다.


온라인 강의가 조금씩 등장하던 2010년대, 초반에는 녹화된 강의를 업로드 하는 정도였지만 점점 더 실시간 강의와 온라인 과제가 많아졌다.

강의실 출석은 선택이 되기 시작하였다. 수업자료가 온라인에 올라오니 도서관은 예전보다 한산해졌다. 과제 또한 집이나 카페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시기에는 캠퍼스는 꼭 가지않아도 되는 곳이 되어버린 것처럼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2020년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을 바뀐 것을 체험하였다.

줌(Zoom)이나 녹화 강의를 통하여 수업이 진행되었다.

대학 캠퍼스를 꼭 가야하는 것도 아니었고 출석은 로그인으로, 시험조차도 온라인으로 치러지는 경험을 하는 등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만나는 횟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시기부터 캠퍼스는 비어가는 공간이 되었다.

다만 물리적 공간과 직접적인 대면이 사라지면서 생긴 공백은 느껴졌지만 온라인이라는 편한 방식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 듯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대학교 캠퍼스의 미래


생각해보면 온라인 강의가 편리한 것은 사실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수업을 듣고 다른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학이 단순히 강의를 듣는 공간으로만 이루어졌다면 캠퍼스라는 공간 자체는 점점 의미를 잃어갈 수 밖에 없다.


다만 나에게 대학 캠퍼스는 우선 사람들이 모이고 친구를 사귀며, 학문을 배우는 공간이었다.

사람들과 부딪히거나 배우며, 기뻐하고 슬퍼하며, 생각을 나누며 성장하는 곳이었다.

이에 대학 캠퍼스는 수업을 위한 기능적인 공간 뿐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단순히 20대 학생들이 졸업장을 받고,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기보다는

남보다는 자기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고 싶은 40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60대가, 잘 죽는 것에 관심이 있는 80대 등 평생 학습과 창조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이 되었으면 한다.


가끔 대학 캠퍼스를 걷고 있으면,

동기들을 처음 만난 어색한 분위기, 강의실에서 교수와 토론하던 순간,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던 날들, 동아리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단순한 건물들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공간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 낭만이다 ... 나 다시 돌아갈래... ”


이제, 대학 캠퍼스의 진화는 다시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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