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도시계획이 원했던 삶이었을까?
초기의 신도시는 무거웠다.
단단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지어졌고,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위에서 설계되었다.
많은 것이 영구적이고, 구조적이고, 계산되어 있었다.
그러나 세대가 바뀌며 도시에 관한 생각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이동하고, 머물고, 다시 떠난다.
그 과정에서 ‘잠시 머무는 삶’이 도시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공유 오피스, 단기 임대, 모듈형 건물, 작은 상가 등 무게보다는 속도와 유연성이 도시의 경쟁력이 되었다.
이제 신도시는 영원함의 상징이 아니라,
가능성을 담는 무대가 되고 있다.
무게를 덜어낸다는 것은 구조가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이웃과 함께 쓰는 공간, 유휴공간 내 작업실, 열리는 플리마켓 등 모든 것은 점차 가벼워진다.
오히려 소유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이들과 연결되고, 유지비가 없기에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신도시는 그렇게 청사진이나 이상을 줄이고 일상이나 평범힘을 존중하고 있다.
신도시의 가벼움과 경쾌함은 삶의 태도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자동화, 스마트홈, 클라우드 등 다양한 기술들이 도시를 효율적으로 만들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다.
유튜브의 짧은 영상, SNS의 한 문장 등 작은 흔적과 관계의 형성이 도시를 새로 조성해나간다.
신도시는 이제 다양흔 사람들의 창작물이 모여 이루는 문화적 실험장이 되었다.
신도시의 현재는 아파트, 대형마트, 자동차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다시 디자인하는 시도가 되야한다.
출근 대신 산책을 하고, 회의 대신 대화를 나누며, 퇴근 대신 퇴장 없는 하루를 사는 삶의 설계.
이제 사람들은 삶의 속도를 스스로 정한다.
그 리듬은 일과 쉼, 관계와 고독을 모두 품는다.
가벼워진다는 것은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자유로워지는 일이다.
그 속에서 신도시는, 각자의 장소들로 거듭나고 있다.
신도시는 이제 단지 물리적 거주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시간과 감정이 머무는 ‘경험의 집합체’가 되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계획이 아닌 일상으로,
제도가 아닌 관계로 도시를 완성해 간다.
신도시는 점차 가벼워지고 있다.
그러나 그 가벼움 속에서 도시는 오히려 진실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