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고독의 미학

by 리박 팔사

이것이 도시계획이 원했던 삶이었을까?


제1장 자연스러운 고독


신도시는 처음부터 조용했습니다.

직선형 도로와 반복되는 아파트 사이를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부모님들은 서둘러 출근을 하고 아이들이 하나둘 등교를 하면 아파트 내 주차장과 놀이터는 조용하였습니다.

신도시의 고독은 특별한 감정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풍경이었습니다.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도시 구조가 만들어낸 기본값이었습니다.


제2장 나만의 세계


처음 자기 방을 갖는 순간, 자유와 함께 고독이 찾아왔습니다.

문을 닫으면 나만의 세계가 생겼고 문을 열어야 가족과 연결되었습니다.

방은 나만의 세계관이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스타일을 만들었습니다.

신도시 키즈에게 고독은 상처가 아니라 훈련이었습니다.


제3장 관계의 선택


엘리베이터에서 눈을 마주치지 않는 이웃,

같은 아파트지만 서로의 삶을 모르는 친구들.

브랜드명이나 부동산 가격으로 기억되는 아파트 단지.

서로를 구분하고 분류하는 방식으로 관계는 흩어졌습니다.

벽 하나 문 하나가 관계의 장벽이자 선택의 장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속에서 고독과 함께 자신을 재정비했습니다.


제4장 느슨한 연대


혼자 밥 먹기, 혼자 산책하기, 혼자 취미 즐기기, 인터넷에서 공동체를 찾기 등

끈끈한 소속보다도 느슨한 연대가 자연스러워졌다.

고독은 약점이 아니라 각자가 세우는 조용한 영역이자 공간이었다.

내 몸이나 생활을 지킬 수 있는 작은 기술들이 쌓이면서 우리는 시간과 세월을 견디고 자신만의 철학과 방향, 리듬을 찾아갔습니다.


제5장 결론: 입체적 시민


신도시는 사람들을 흩어놓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리듬과 관계 방식을 만들었습니다.

고독은 그림자로 보이지만 사실 도시를 입체적으로 만드는 장치였습니다.

혼자라는 감각은 자신을 선명하게 만들고 시민으로서 성장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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