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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땅연필 Nov 15. 2020

실패. 그까짓 거 뭐 그냥

삶에 방향을 잃어버린 공허한 순간에 대하여

나 떨어졌늬?

  삶에 목표를 잃어버리는 순간. 삶이라는 숙제 앞에서 누구든지 작든 크든 길을 잃어버리는 순간이 찾아온다. 가고 싶은 학교를 지원하는 순간, 첫 직장을 구하는 순간, 고백을 망설이는 순간, 가족을 떠나보내는 순간. 이 외에도 많은 도전과 시간앞에 우리는 짧게 또는 길게 공허함을 느끼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지금 내가 그렇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랬다.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졌다. 세 번의 낙방 끝에 또 다른 네 번째 도전을 찾고 있다. 안 그래도 직장을 구하기 힘든 시기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COVID-19 시대가 열렸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더 힘들어진 시대이다. 그런데 고작 세 번 도전하고 이런 글을 쓰는지 물어볼지도 모르겠다.(정말 지금 첫 직장을 구하는 젊은 친구들 몇 백번씩 불합격 통보를 받을 텐데 좌절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건 당신이 못나서 불합격 통보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구하는 시스템이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셨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은 감히 누가 평가할 만큼 작은 존재들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떨어지고 나서 실패에 대한 위로를 받고자 쓰는 글은 아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갖고 있는 실패에 대한 태도에 관한 글이다.


  도전 그리고 실패. 열탕과 냉탕의 순간이다. 도전하는 순간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뜨거운 열정을 갖고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그리고 눈 앞에 실패라는 순간이 올 때 우리는 그 누구의 실패보다도 '나의 실패'는 깊고 차갑고 어두운 냉탕을 들어가는 기분이다. 사람마다 좌절에 시간에서 빨리 벗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삶의 경계가 무너 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터널에 들어가 빠져나오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 개인적인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감이 큰 경우일까? 그렇지 않으면 정말 그 도전이 자신의 삶 자체였기 때문에 다른 길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이유가 무엇이든 우리는 그 좌절에 시간에 오래 머무르면 안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벗어날까? 좌절에 시간에서 손쉽게 벗어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 것일까? 물론 사람마다 자신의 방법이 있는 분도 계실 거고 아직 못 찾은 분도 계실 것이다. 후자의 분들이라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번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로 '실패'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보는 것이다. 바로 실패를 실패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순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말은 쉽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꽤나 많은 시간을 실패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실패는 우리가 못나서 실패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아니 그냥 없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다. 눈 앞에 실패는 그저 조금 더 내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이다. 실패라는 단어를 지우고 기회라는 단어로 읽으셨으면 좋겠다.


  '과거의 나'라면 한 번의 도전이 실패했다면 그 이후는 또 다른 도전은 없었다. 내가 못나서, 다름 사람의 시작이 특출 나서. 모두 남의 탓을 했었고 그 좌절에서 일어나 다시 같은 방향으로 달리지 않았다. 다시 뒤로 달려 도망쳤다. 좌절의 기간도 길었다. '지금의 나'라면 성장했다기보다는 나이가 조금은 차서. 아니면 책을 많이 읽어서 인지는 모르겠다. 그 좌절의 기간이 매우 짧아졌다. 채 하루도 되지 않게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같은 방향을 보고 달릴 힘을 되찾는다.


  며칠 전 이직을 준비하던 나는 '불합격'통보를 받았다. 오히려 홀가분했다.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분이 들었다. 실망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긴 시간 좌절하지도 않았다. 그런 이유에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도 확고해졌고, 와이프의 응원도 있었다. 와이프가 전해준 한 장의 카톡 사진.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N8CPzwkYiDVLZlgD4JQgJQ

  위 사진의 말에 공감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여러분들도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고 일어나는 법을 알아나가셨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실패. 그까짓 거 뭐 그냥~ 이렇게 생각하시고 훌륭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가시길 바란다. 여러분들은 그 무엇도 될 수 있고 사실 무엇이 되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소중한 사람들임을 나는 안다. 당신의 삶 그리고 나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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