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물세 살의 이른 봄날 아침을평생 잊지 못한다. 처음으로 법화경의 사상과 철학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즈음 나는 이중적인 인간 군상들에 염증을 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내게 다가온 것은 눈부시게 빛나는 생명에 대한 외경이었다. 또한 내가 알든 알지 못하든 우주엔 엄연한 질서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비로소 안도감을 느끼면서, 넘치는 기쁨으로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물밀듯 한 환희는 나를 뒤덮고 있던 깊은 어둠을 한 순간에 몰아내었다.
그후 법화경이 왜 최고의 경전인지 공부하게 되면서, 힘들고 고통스러워 숨이 막힐 때마다 법화경의 한 구절 한 구절은 나를 숨 쉬게 해 주었다.
더 늦기 전에 기억을 따라 하나씩 담아낼 예정이다. 내게 그랬듯이 누군가에게 허기진 배를 채우는 한 스푼이 되어주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