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아침 해가 병풍바위에 걸려 그늘을 만듭니다. 그러니 언제나처럼 영실기암의 오백장군님들은 내려올 때 제대로 우러르기로 하고 그 반대편만 연신 확인했지요. 요 며칠 짝사랑에 빠져있던 구름떼가 저만치 발아래를 떠다닙니다. 구름 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그런 걸까요? 아님, 아침 햇살 때문일까요? 추앙하던 그의 모습에서 2% 부족한 뭔가가 느껴집니다. 짝사랑은 이것으로 끝내야 하나......
상산 초원에는 진분홍의 바늘엉겅퀴와 타래난초가 활짝 피었습니다. 꽃팔랑나비, 산제비나비, 조흰뱀눈나비, 호랑나비, 산꼬마부전나비, 줄흰나비가 화려한 여름 꽃에 홀딱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네요. 산에서 몇 년째 만나는 꽃과 나비들이거늘 부족함이 없는 풍경입니다.
다정한 풍경들을 천천히 쓰다듬고는 하산 인사차 오백장군 앞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비폭포에서 빗물이......’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풍경 하나가 더해지네요. 구름, 꽃, 나비 그리고 오백장군님. 가을에도 기대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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