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새벽, 눈을 뜨자마자 거실로 나왔다.
태양이 떠오르기 전 희끄무레한 하늘이 차갑게 느껴졌다.
몸이 부르르 떨려 작은 몸서리를 치고, 카디건을 걸쳤다.
물 한 컵으로 속을 적신 뒤, 아이들 먹일 식사를 준비했다.
오늘은 된장찌개를 끓이기로 했다.
된장국물 속에서 검은 다시마가 천천히 숨을 쉬었다.
라디오를 켰다. 진행자의 차분한 목소리 뒤로, 모차르트의 장송곡이 흘러나왔다.
초등학교 시절, 영화 ‘아마데우스’ 속에서 처음 들었던 그 곡. 그때 나는, 어린 마음으로 그의 고뇌와 광기를 들여다보았다. 그 후로 모차르트는 나의 음악이 되었다.
두 개의 카세트 테이프가 닳도록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장송곡은 죽음을 위한 음악이다.
하지만 오늘의 장송곡은, 슬픔보다 깊고 웅장했다.
거실을 가득 채운 검은 선율과 된장찌개의 향기.
그 한가운데, 나는 조용히 서 있었다.
이상하리만큼, 그 순간의 아침은 아름다웠다.
검은 것들이 겹쳐진 풍경 속에서, 나는 살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