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검은 20화

검은 새 2

by 봄날의 옥토

태풍 같은 바람이었다.

성난 바람에 비는 계속해서 옆으로 날리어, 우산을 쓰고 있어도 온몸을 흠뻑 적셨다.

우산을 놓칠 것 같아 손에 힘을 잔뜩 주었더니 손등에 핏줄이 불뚝 솟아올랐다.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되돌아가도 되지만, 꼭 확인하고 싶었다.


비를 머금은 짙푸른 산을 바라보며 오르막을 올랐다.


그날의 기억을 더듬으며...


나는 열흘 전 길에서 만났던 검은 새를 찾고 있다.

검은 새가 발돋움하려던 그곳.

여기 어디쯤일 텐데.


찾았다!

앗, 새가 사라졌다.


검은 새는 드디어 날아올랐을까.

입가에서 미소가 흘러나온다.


비에 젖은 머리칼을 손으로 쓸어 넘기며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날아오르지 못한 어린 새 한 마리가

길을 잃고 헤매는 건 아닌가 해서.


눈을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똘망한 눈동자에 앙다문 다부진 부리를 갖고 있던 검은 새는 드디어 창공으로 날아오른 것이다.

넓은 세상 자유롭게 날다가 오늘은 어딘가에서 비를 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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