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검은 17화

우주

by 봄날의 옥토

우주에서 일반적인 곳은 차갑고 텅 비어있고 끝없는 어둠으로 채워진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우주를 떠올리면 황홀함을 느끼는가.


어느 날엔가, 나는 끝없이 펼쳐진 어둠 속을 떠도는 꿈을 꾸었다.

발 디딜 곳도, 손을 뻗어 잡을 물체도 없이, 깊고도 광활한 암흑 속에 홀로 존재했다.

고요함 속에서 막연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러던 순간, 찬란하게 빛나는 물체들이 빠른 속도로 나를 향해 쏟아졌다.

발광하는 물결 속에서 나는 소용돌이치다가 이내 중심을 잡고

별들의 축제를 황홀하게 바라보았다.

그제야 비로소 우주 한가운데를 유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말랑말랑한 수천억 개의 별은, 끝이 보이지 않는 띠를 이루어 나를 감싸 안았다.

그 빛의 물결 위를 롤러코스터 타듯 미끄러져 내렸고, 곤두박질쳤다 솟구쳤다 하는 동안 지상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환희의 음악이 울려 퍼졌다.


현실로 돌아와서도 한동안 환상적인 우주의 여운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깊은 외로움이 가득한 검은 우주에서 별을 만난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


마침내 나는 우주 속의 한 작은 곳에 정착한 것일까?

이토록 아름답고 다정하고 향기로운, 지구라는 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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