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숨이 막힐 듯 뜨거운 공기에 온몸이 화끈거린다.
얼른 차에 올라 에어컨을 켰다.
태양볕에 달아올랐던 몸이 서서히 식어가고, 끈덕지게 달라붙어 있던 땀도 금세 사라졌다.
차를 출발해 집으로 향하던 길,
붉은 신호에 멈춰 섰다.
저만치 도로 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눈길이 간다.
앙증맞은 라바콘 몇 개가 두 평 남짓한 공간에 영역을 표시하고, 세 명의 인부가 구멍 난 아스팔트를 메우고 있다.
그들은 온몸을 옷과 장갑, 쿨토시, 모자로 빈틈없이 감싸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겁고 검은 콘크리트를 조심스럽게 채워 넣는다.
땀에 절은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움직임에는 집중과 인내가 묻어난다.
나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얼마나 뜨거울까.
무슨 생각을 하며 저 고된 일을 견디고 있을까.
신호가 바뀌자, 차들은 작업 중인 그들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
멀어져 가는 그들을 바라보며 문득 궁금해진다.
무더위와 지열, 타오르는 아스팔트를 견디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퇴근 후 가족과 나눌 따뜻한 식사를 떠올리며 힘을 내는 걸까.
현관문 앞에서 꼬리를 흔들며 반겨줄 반려견을 떠올리는 걸까.
잘 닦인 도로를 씽씽 달리며 문득 깨달았다.
우리가 이렇게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나 역시, 이 편리한 세상 안에서 내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를 되묻는다.
오늘의 이 더위도, 삶의 무게도 그저 묵묵히 버텨내는 누군가 덕분에 조금은 덜 외롭고, 덜 불편한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