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처럼 펼쳐진 먼 산을 바라보며
오르막길을 걷는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산은 생동감 있게 너울거린다.
영롱한 새소리에 마음을 뺏긴 채
분무하는 여름 향기를 흠뻑 맞는다.
문득, 발밑에서 검은 그림자 하나 꿈틀거린다.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였다.
보도블록 위에 작고 검은 새가 있다.
수없이 밟히고 짓이겨지며 탄생한
한 마리 검은 새.
새는 멀리 시선을 던진 채 비상하려는 듯 발돋움을 하고 있다.
인고의 세월을 견디고 이제는 날아오를 시간임을 확신한 듯.
작고 가녀린 존재의 도약에 소리 없는 탄성을 질렀다.
다음에 너를 다시 찾았을 땐,
텅 빈 바닥이기를.
넓은 세상 자유롭게 날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