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린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세사미 스트리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의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대부분의 영어콘텐츠들은 일단 세사미 스트리트를 흉내내고 싶어하는 콘텐츠 들입니다. 하지만 오리지널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세사미 스트리트를 보기가 쉽지않습니다. 세사미 스트리트를 제공하는 PBS사이트에 접속하면 이런 메시지가 뜹니다.
한국에서 넷플릭스와 애플티비, HBO채널은 물론 수십종의 다양한 채널을 볼수 있는데, 세사미 스트리트는 보기가 어렵습니다. 넷플릭스에 메뉴하나만 더 추가해서 볼수 있게해도 좋을텐데 말이죠.
역설적이지만, 세사미 스트리트는 아이들이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훌륭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세사미 스트리트로 영어가 해결되면 한국의 그 많은 초등영어학원, 영어유치원은 어떻게 될까요?
원어민들과의 실제적인 교감과 커뮤니케이션은 제한될 수 있지만, 컨텐츠를 보고 듣고 이해하는 과정으로는 세사미 스트리트를 능가할 컨텐츠는 없을 것입니다. 특히나 세사미는 미국문화의 매우 중요한 아이콘이기도 하죠.
세사미에는 유명한 사람들도 자주 등장합니다. 제가 본것만 해도 최근엔 현재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질 바이든을 비롯해서, 가수 애드 쉬런, 뮤지컬 해밀턴의 린 마누엘 미란다 등이 출연한 것을 보았습니다. 빌리 조엘은 세사미에서 Just the Way You Are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지만 사용되는 영어가 어린이같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아동용 영어콘텐츠가 한글로 가나다를 시작하는 것처럼 어이없을 정도로 말을 천천히 하지만, 세사미의 대부분의 언어는 평상시의 언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영어권 아이들이 보고 듣는 프로그램이니까요. 영어를 공부한다면 자연스러운 언어를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녹음실에서 또박또박 대상연령에 과도하게 맞춰진 편집된 영어는 공부하는 느낌은 주겠지만, 실제 영어에는 별로 도움 안됩니다.
누구나 다 공감하는 말이지만 자연스러운 영어를 접하는 것이 결국 영어를 잘하게 되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영작문, 영어단어, 영어듣기, 영어독해 등등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모든 영어참고서는 결국 영어를 배운 한국사람들이 만든 것들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보통 학교 시험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영어를 잘하던 사람들이 영어권에 가서 만나게 된다는 그 진짜 영어에는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입니다.
어쨌든 지금처럼 이렇게 미디어 환경이 놀랄만큼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에서 세사미 스트리트를 공중파에서 쉽게 시청할수 없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공공기관이든 학교든 사회에서든 누구나 다 영어가 중요하다고 떠들고, 영어잘하면 대접받고, 영어로 돈을 벌고, 영어를 늘 사용하고, 영어에 관한 책들이 얼마나 많이 쓰여지고 있는데, 왜 세사미는 일반 티비로 시청하기 어려울까요. 뭔가 교육적인 정책에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한국에서도 세사미 스트리트를 보는 것은 가능합니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일단 제가 쓰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애플의 아이튠즈를 깔고,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세사미 스트리트를 구매하면 됩니다. 혹시 한국 계정으로 구매가 안된다면, 아이튠즈의 미국계정을 만들면 됩니다. 아이튠즈에 로그인 하면 아이튠즈 스토어에 세사미 스트리트가 시즌별로 구매할 수 있게 목록에 나타납니다. 한 시즌당 30불 안쪽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시즌별로 10편에서 15편 내외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국에서 아이들 영어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 수준입니다.
물론, 저는 세사미를 시청하는 것이 정말 영어에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렸지만, 실제 아이들이 세사미를 좋아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쿠키 몬스터나 앨모를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고, 또 구성이나 등장하는 인물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있으니까요. 하지만, 한국에서 뽀뽀뽀 같은 아이들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것처럼 꾸준히 보여주고, 또 거기에 익숙해지만 분명 영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세사미를 보고 자란 영어권 아이들과 비슷한 유년의 기억도 함께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세사미는 영어를 공부하는 가장 핵심적인 것을 담고 있습니다. 바로 반복입니다. 늘 흘러나오는 똑같은 노래, 똑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일단 익숙해지면 매번 달라지는 내용도 쉽게 이해됩니다. 무엇보다도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과 단어들이 아주 습관처럼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실제 미국에서 생활하기 전까지는 얻기 어려운 것들이고, 더구나 성인이 되어서는 더더욱 얻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어려서 꾸준히 시청한다면 분명 영어를 익힌다는 측면에서는 많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 물론,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칠 생각이라면 말이죠. 그리고 아이와 함께 세사미를 시청하게 된다면, 정말 세사미의 내용은 다른 아동용 영어컨텐츠와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게 되실 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