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는 아버지가 미워

변태Pervert와 아버지father

변태(Pervert)는 아버지와 관련이 있다. Per-는 프랑스어의 pere-, 즉, 아버지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parents와도 형태가 비슷하게 보인다. 이 단어는 종종 Patre-의 형태로 나타난다. Patriarchy는 가부장적이라는 뜻이다. Patrimony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의미한다. 재산을 물려받으려면 아버지의 뜻에 복종해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의 질서는 절대적이다.

Vert-는 회피하다, 피하다, 즉, turn의 의미가 있다. 뭔가를 피하려면 몸을 돌려야 하니까. 몸을 돌리면 머리가 어지럽다. 그래서 현기증은 vertigo라고 한다. 알프레드 히치코크Alfred Hitchcock 감독의 1958년 영화제목이기도 하다. 포스터만 봐도 어지럽다. avert는 멀리 (a-) 몸을 돌려 피하다(vert) 라는 말이다.

그래서, pere와 vert, 이 두 단어가 합쳐지면, 아버지를 피한다는 의미가 된다. 어느 사회이건, 아버지의 질서는 곧장 그 사회의 질서와 직결된다. 아버지를 피한다는 말은, 아버지의 질서를 거부하는 것과 같다. 한 사회의 표준이며 질서로 상징되는 아버지를 거부하고 회피하는 것은 통상적인 규범을 벗어나는 일이다.

아버지라는 상징적 질서를 거부했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햄릿Hamlet이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아니었기에, 왕이 된 클로디우스Claudius를 거부하는 햄릿의 모습은 상징적인 아버지를 거부하는 보편적인 추상성과 더 맥락이 닿는다. 아버지의 질서 혹은 아버지의 권위를 거부하기 위해 햄릿이 취한 전략은 그야말로 변태적인 행동들이었다.

자신의 연인 오필리아Ophelia를 미친 사람처럼 대했고, 궁정에서의 행동과 말은 정신병과 살인으로까지 치달았다. 전형적인 미친 사람이었다. 누군가가 완벽하게 미친척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로 미친것이라고 미셸 푸코Michel Faucault는 말한적 있다. 변태는 기존의 질서를 거부하고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그것은 규범과 표준, 권위와 질서에 대한 저항이고 부정이다. 대부분의 경우 일상적인 상식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질서와 부합하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는 아버지에 대한 저항에서 시작한다. 크로노스Cronus는 자신의 아버지 우라노스Uranus를 제거했다. 크로노스는 자신이 아버지가 되자 자식들이 자기를 몰아낼까봐 자식들을 모조리 잡아먹는다. 자신이 부정하려고 했던 아버지의 질서를 자신이 수행했던 것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것을 지연된 복종이라고 불렀다. 크로노스의 자식 중 제우스는 속임수를 써서 살아남아 크로노스를 쫓아낸다.

자식을 잡아먹는 크로노스

왜 아버지가 자식을 잡아먹는가? 그것은 일종의 상징이다. 모든 존재에게 시초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그것의 종말을 가져오는 힘을 의미한다. 그것은 시간이다. 그래서 시간을 의미하는 말에는 크로노스Cronos라는 말이 들어간다. 연대기chronicle, 시계chronometer등의 단어엔 아직도 크로노스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