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 우승은 어제 내린 눈일 뿐

더 큰 성공을 꿈꾸는 이가 명심해야 하는 것

by 장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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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면서 언제가 제일 행복할까? 이런 질문에 나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우승했을 때’라고 얘기할 것이다. 일 년 동안 축구팀은 많은 경기를 치르는데 그중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팀은 몇 개가 될까?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설명해 보겠다.


우리나라에는 프로축구가 1부 리그, 2부 리그로 나눠져 있다. 3부 리그부터는 아마추어 리그다. 그리고 1부 리그를 부르는 정식 명칭은 K리그1이고, 2부 리그는 K리그2이다. 현재 1부 리그에는 12개 팀이 있고, 2부 리그에는 14개 팀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26개의 프로팀이 있는 셈. 그렇다면 이 26개의 팀에서 우승이라는 경험은 어떤 팀이 차지할 수 있는 것일까? 우선 1부 리그와 2부 리그 각각 리그에서 최종 1위를 차지하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그야말로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코리아컵이라는 대회가 있다. 본래 KFA컵이었는데 2024년부터 이름이 바뀌었다. KFA는 Korean Football Association의 약자인데, 대한축구협회를 뜻한다. 본래 KFA컵이라 하면 대한축구협회에서 주관하는 축구대회 중 하나다. 프로축구팀과 아마추어 축구팀 모두 참여하여 토너먼트 방식으로 최고의 축구팀을 가리는 대회다. 이 대회에서 다른 팀들을 모두 이기고, 결승전에서도 승리하여 최후의 승자가 되면 우승을 차지한다.


이 두 가지 대회가 전부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아시아에 속해 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 Asian Football Confederation)에 가입되어 있다.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명에서 주관하는 대회가 AFC 챔피언스리그다. 참고로 유럽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 Union of European Football Assocation)이 있고, 유럽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는 일반적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라고 부른다. 각 나라별로 각국의 프로리그가 있고, 각 대륙별로 챔피언스리그가 존재한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는 아무 팀이나 출전할 수 없다. 말 그대로 각 국가의 챔피언, 리그를 우승한 팀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그런데 우승팀만 참가하게 되면 대회 규모가 작아지기 때문에 국가별로 몇 팀씩 더 참가 자격을 준다.


이렇게 보면 일 년 동안 리그, FA컵에서 다른 팀들과 경쟁하면서 우승을 다툴 수 있다. 그리고 좋은 성적을 내는 팀들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참가해서 우승을 노릴 수도 있다. 보통 우리나라 프로 축구팀이라면 2개의 대회(리그와 FA컵)에서 참가하므로 2개의 우승 트로피를 노릴 수 있는데, 그와 더불어 성적이 좋은 팀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여 우승을 노릴 수 있다. 일 년에 최대 3개까지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다. 정말 대단한 업적인데, 아직까지 우리나라 프로축구팀 중에는 그렇게 리그와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한 해에 모두 차지한 경우는 없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다.


Champions League Football GIF by UEFA.gif


어떤 대회에서 우승을 하든,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은 너무나 짜릿하다. 내가 좋아하고 응원하는 팀은 K리그에서는 'FC서울‘이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첼시FC'이다. 그 두 팀은 모두 각자 리그에서 어느 정도 우승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FC서울의 성적은 그렇게 좋지 않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리그 상위권에 위치해 있었고, 우승 경쟁을 했고, 실제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첼시는 경쟁이 강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우승을 많이 차지하는 팀 중에 하나다. 지금으로서는 리그 우승을 차지한 지 조금 시간이 흘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스리그뿐만 아니라, FA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특히 2021년에 있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순간순간이 내 머릿속에 남아 있다.


자신이 응원한 팀이 우승했다는 즐거움은 너무나도 좋다. 다음 날 아침에 회사 출근할 때도 왠지 모르게 내가 그 팀을 응원한다는 것을 티 내고 싶을 때도 있다. 어깨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내가 좋아하는 팀의 성공이 마치 나의 성공인 것처럼 기쁘다. 이런 기쁨의 감정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감정은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생각보다 우리는 빠르게 현실 속으로 빨리 돌아온다. 출근해서는 그런 기쁨의 감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보다는 고객사나, 거래 업체에서 보내오는 메일에 어떤 내용이 있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유명한 축구 선수이자 감독이었던 리누스 미헬스는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우승은 어제 내린 눈일 뿐이다.”


어제 우리의 우승을 축복해 주기 위해서 내렸던 하얀 눈은 오늘 녹아서 없어진다. 우승이란 그런 것이다. 어쩌면 덧없는 것일 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순간이 그렇지만, 기쁜 순간일수록 순식간에 지나간다. 우승이라는 성과를 기뻐하고 서로 축하해 주는 일은 좋다. 하지만 우승팀에게는 더 큰 과제가 주어진다. 지난 시즌, 혹은 전년도에 우승한 팀을 보통 ‘디펜딩 챔피언(depending champion)’이라고 부른다.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팀들의 거센 도전을 받아야 한다. 성공은 이루는 것 이상으로 지속하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다. 다시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팀들의 견제를 이겨내야만 한다. 챔피언으로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챔피언이라는 성과에 도취되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시간을 허투루 보내게 되면 곧 끔찍한 결과를 받아들이게 된다. 경쟁이 치열한 세계일수록 더욱 그렇다. 우승의 기쁨을 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너무 과해서도 안 된다.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늘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고, 자신에게 투자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철저한 자기 관리에 힘써야 한다. 그것이 지속적으로 성공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이다.


첼시는 조세 무리뉴 감독과 함께 14-15 시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였다. 하지만 전반기에 비해 분명 후반기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팀은 세대교체를 위해 선수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팀에 꼭 필요한 선수는 영입되지 않았고, 다음 시즌이었던 15-16 시즌에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리그 10위에 그치고 말았다. 무리뉴 감독 역시 시즌 중간에 경질되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아주 먼 옛날 고대의 지혜로웠던 이들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남겼다. 로마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세 대륙에 걸친 제국을 건설했을 때였다. 로마와의 전쟁에서 져서 전쟁 포로가 된 사람이 많았다. 로마에는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둔 장군에게 개선식을 통해 명예를 드높일 기회를 주는데, 그 개선식에서 전쟁 포로들이 했던 이야기가 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이다. 이 말은 ‘이번에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마라. 당신이 오늘은 개선장군이겠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겸손하게 행동하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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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개선식과 같이 우승의 순간은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다. 하지만 순간의 시간은 짧고, 빠르게 지나간다. 로마에서 끊임없이 발생했던 전쟁과 같이 축구 경기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올해는 우리 팀이 우승했지만, 내년에도 꼭 우승하리라는 법이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우승의 순간을 즐기되, 너무 빠져 있으면 안 된다. 그리고 겸손해야 한다.


자신의 성공 앞에 겸손해하며, 부족했던 점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성공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실패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더 큰 성공을 바란다면 자신의 성공 앞에 겸손해야 할 뿐 아니라 어제보다 더 나은 나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거기에 도취해서는 안 된다. 성공이 때때로 우리의 단점을 기려줄 때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안다. 당신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그 안에 무엇인가 부족한 면이 있으리라는 것을. 왜냐면, 우리는 모두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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