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화려한 드리블 보다 중요한 것

당신의 인생 체력은 백점 만점에 몇 점인가요?

by 장작가

리오멜 메시, 그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다. 어린 시절 그는 FC바르셀로나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후, 아르헨티나에서 스페인으로 건너왔다. 17살의 나이에 프로선수로 데뷔한 그는, 프로 축구 선수로 최고의 성공을 누렸다. 소속팀에서 많은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라는 상을 수차례 받았다.


게다가 2022년 카타르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첫 번째 경기였던 사우디 아라비아전을 제외하고 매 경기 골을 넣으며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손에 들었다.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꿈꿨던 트로피를 손에 든 그의 모습은 무척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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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던 그의 경기 모습은 정말로 환상적이었다. 드리블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선수들을 두 세명 정도 쉽게 제쳐냈다. 많은 수비수들이 메시를 저지하기 위해서 나섰지만, 작은 다람쥐같이 날쌔고 민첩하기도 하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메시를 막기란 무척 어려웠다. 게다가 드리블만 잘하는 것이 아니었다. 앞에 수비수들이 많아서 드리블을 할 공간도, 슈팅을 할 수 있는 각도도 보이지 않을 때, 그는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골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혼자만의 힘으로 경기의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리오넬 메시가 딱 그런 부류의 선수였다.


그런 선수들의 경기 모습에는 자연스레 눈이 가기 마련이었다. 메시가 그랬던 것처럼, 첼시FC에서의 에덴 아자르도 그랬고, 브라질의 축구 스타 네이마르도 그랬다. 그들의 화려한 발기술은 내가 축구에 더 집중하게 했다. 하지만 나는 축구 경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눈을 끌어당기는 화려한 발기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력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축구는 어찌 되었든 그라운드 위에서 뛰어야만 하는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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뛸 수 있는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있고, 그 선수가 골도 넣고, 화려한 골세리머니를 할 수 있다. 뛸 수 없다면 아무리 자기 자신이 리오넬 메시라고 하더라도 축구장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없다. 경기에서 뛸 수 있는 체력은 그야말로 기본 중에 기본인 것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 가끔 경기를 뛴 선수들에 대한 통계 자료를 접하곤 하는데, 그중에 90분당 뛴 거리라는 수치가 있다. 요즘은 축구에도 과학이 많이 접목되어 선수들이 뛴 거리는 물론이며, 선수가 스프린트(단거리를 전력으로 달리는 일)를 몇 번이나 했는지, 혹은 패스를 몇 번 시도해서 몇 번 시도했는지에 대한 통계까지 볼 수 있다. 물론 많이 뛴다고 해서 꼭 좋은 건만은 아니다. 무식하게 많이 뛴다고 해서 팀에 꼭 도움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많이 뛴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많이 뜀으로써 팀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축구에서 체력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생에 있어서도 ‘체력’이 중요하다. 체력이 다하는 순간이야 말로 우리가 삶을 마감하는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더 이상 살아갈 힘이 남아 있지 않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 때, 그때 우리의 삶도 끝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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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 인생에도 체력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체력이 부족하면 하고 싶어도 못한다. 하고 싶은 게 많아 욕심은 많지만 그것도 다 체력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체력이 중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노는 것도 체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자신이 가보고 싶었던 곳을 여행하는 것도 또한 체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체력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돈이 있어도, 시간이 많아도, 체력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며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25년 넘게 대형 출판사의 에디터로 일하면서 170여 권의 책을 만든 이영미 편집자. 그녀는 자신이 쓴 <마녀체력>이라는 책에서 운동을 하고 체력을 키우면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고 얘기한다. 몸을 움직이는 일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일이자 자기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돌보는 일이라며 운동을 추천한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일하던 저질체력의 한 에디터가 어느 날 운동을 시작한 후, 현재는 남자도 하기 힘든 철인 3종 경기 선수가 되었다는데, 너무나 대단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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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계신 나의 아버지는 49살의 나이에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리고 꾸준히 달렸다. 마라톤 동호회에서 여러 사람들과 훈련을 하고, 여러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고, 여러 번 완주하셨다. 날씨가 괜찮다 싶으면 한라산으로 훈련할 겸 가셔서 뛰어 올라갔다 오시는데, 얘기만 들어도 아찔하다. 위험한 산을 어떻게 뛰어서 올라갈 수 있을까. 30대 초반이었나. 제주도에 살고 있는 친동생하고 한라산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까지 갔다가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오는데 대략 7시간에서 8시간 정도 걸렸었다. 보통 사람들이 그 정도다. 다만 아버지는 그 반 정도인 4시간 만에 백록담을 찍고 돌아오신다.


메시처럼 화려한 발재간을 부릴 줄 알고, 정확하며 강한 슈팅을 때릴 수 있고, 상대편 수비수들을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패스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체력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언젠가 지인들과 풋살 경기를 할 때가 생각난다. 열심히 뛰다 보니 시간이 좀 지났고, 몸이 조금씩 지쳐갔다. 숨이 목 위에까지 차올라 헉헉 대면서 악으로 깡으로 뛰었다. 그래도 부지런히 움직여서 좋은 위치에서 득점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왔다. 그러나 내가 찬 공은 너무나도 약하게 골키퍼 앞으로 가버렸고, 나는 골을 넣을 기회를 날려 버렸다.


그때 내가 충분히 체력이 남아 있었다면 어땠을까. 메시처럼 상대방을 두세 명씩 제칠 능력이 나에게 없다고 하더라도, 그 기회를 잘 살려서 득점할 수는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축구 선수들에게 체력은 기본적인 것이다. 나를 상대하는 수비수를 제칠 때에도 체력이 필요하고, 우리 팀 동료에게 패스로 공을 건네 줄 때도 체력이 필요하며, 상대방 골문 앞에서 강하게 슈팅을 시도할 때도 체력이 필요하다. 축구에서 체력이 없으면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결국 축구 경기에 있어서 체력은 필수다. 화려한 기술도 체력이 없다면 눈앞에서 보여줄 수 없는 법이다.


비슷한 측면에서 우리 인생에서도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삶을 살아가는 동안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을 해보기 위해서도, 잘 놀기 위해서도,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해서도, 사랑하는 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도 모두 체력이 있어야 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해낼 수 있다. 보다 알차고 보람찬 인생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체력이다.


만약 인생에서 남아 있는 체력이 완전히 소진되어 0이 되는 날이 있다면, 바로 그날이 우리 삶의 마지막 날이 아닐까?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데에도 체력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인생을 살아 가는데 에도 체력이 필요하다.


언제나 푸른 청춘이고 파릇파릇할 것만 같았던 내 삶도 이제 후반전에 접어들었다. 나도 이제 뛰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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