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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맘 Jun 25. 2024

난관

우리 부부의 검사 결과는 순항이었다.

12월에 병원 문을 두드리고 결과를 알기까지 2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렸다.

기다림의 연속.... 인내의 시간들....

결과가 나왔던 그날,  기쁨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이제 수술 날짜만 정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검사가 하나 더 남아있었다.

나는 몇 년 전 유방 수술을 했었고, 선생님께서는  다시 검사를 하고  결과지를 받아오라고 말씀하셨다.

지금껏  별 탈이 없었기 때문에 가볍게 건강검진 하는 마음으로 수술했던 병원을 찾아갔다.

나는 엑스레이, 초음파를 한 후 의사 선생님께 결과를 듣기 위해 진료실로 들어갔다

"이상한 모양의 혹들이 보이네요. 추가로 생긴 것도 있고... 조직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난관이 생겼다.

'그 어려운  검사를 다 통과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지?'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졌다.

조직 검사를 처음 해본 건 아니었지만, 혹시라도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모든 검사가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걱정이 앞섰다.

'괜찮겠지.... 별일 없을 거야.'

애써 스스로 마음을 다독였다.


간호사 선생님이 조직검사 일정을 잡기 위해 예약 날짜를 물어보셨다.

"선생님! 제가 남편의 유일한 신장 기증자예요. 정밀 검사를 다 하고 신장 기증 가능하다는 답변까지 받은 상황인데요. 갑자기 조직검사를 하라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나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이며 선생님께 하소연을 했다.

나이가 지긋했던 간호사 선생님은 내 손을  잡더니 기도해 주시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선생님은 내 두 손을 꼭 잡고, 조용히 기도해 주셨다.

그녀의 손은 굉장히 따뜻했고, 그분의 온기와 기도로 두려웠던  마음은 평온함으로 바뀌었다.

선생님은 기도가 끝나자마자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3월은 공휴일이 있었던 주간이라 검사결과가 늦을 수밖에 없었는데, 최대한 빨리 검사결과를 부탁하는 전화였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나를 돕는 손길은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부디 간절한 이 기도가 다시 하늘에 닿고 닿기를...



이제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지인들에게 기도를 요청하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떠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왜 이렇게  더디 흘러가는 건지...


드디어 조직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아침 일찍 진료 시간을 잡았고, 초초한 마음으로 진료실 앞에서 기다렸다.

똑똑똑...

"안녕하세요?"

"다행히도 이전과 비슷한 종양으로 나왔어요. 간단한 시술로 떼어내면 될 것 같습니다."

"아~정말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암이 아니어서 감사합니다. 남편에게 신장 기증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 시간을 떠올려보니, 신장 기증 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알기까지 순탄치 않았던 과정을 겪었던 것 같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얼마나 감사한지...


우리 가족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고마운 분들이 생각이 났다.

그분들을 떠올려 보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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