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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맘 May 21. 2024

남편의 몸은 생각보다 빨리 나빠졌다.

우리가 가야 할 길

남편은 누구보다도 체력이 좋은 건강한 남편이었다.  남편은 누구보다 활동적이고 긍정적이며 유쾌한 사람이었다.

건강했던 남편은 신장이 나빠지면서 체력을 잃어갔다. 직장에 다녀오면 누워있는 날이 많아졌다. 도전하기를 좋아하고, 자기 계발에도 열심히였던  남편은 무기력해졌다. 집에서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들의 걱정도 늘어났었다.

하지만 남편은 가족의 우려와 달리 이 힘든 순간을 잘 버텨내고 있었다. 가장의 무게 때문이었을까?

그동안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었던 남편의 신장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1년 사이에 급격하게 수치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이 물음표에 대한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그저 조금 남은 신기능이 오랫동안 유지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기도했다.




남편은 직장을 다니며 일상생활을 해내고 있었지만, 남편의 컨디션에 따라 가정의 분위기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했다. 남편의 짜증과 감정의 기복은 늘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몸이 힘드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의 마음 그릇도 부족하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평온하지 못한 나의 마음도 남편과 같이 '쨍그랑'하며 부딪힐 때가 많아졌다. 남편의 신장 수치는 병원을 갈 때마다 나빠지고 있었고, 투석을 하기 위해 혈관 확장술도 시행했다. 남편의 병명은 신부전 말기라고 했다. 아주 조금 남은 신기능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다.

신장이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먹었던  약도 이제 더 이상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약 부작용으로 물과, 음료수를 시도 때도 없마셔서 이 또한 걱정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의 부종은 심해졌고, 뜨거운 국물, 음식도 먹기 힘들어했다. 저녁만 되면 속이 좋지 않다고 했는데, 후에 알고 보니 신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었다.




우리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투석 말고 더 최선의 방법을...

언젠가 남편이 수술을 하게 된다면 내 신장을 주고 싶다는 막연한 약속을 지킬 때가 왔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이 정보 저 정보를 찾기엔 혼란스럽다.

우리는 병원에서 이식 상담을 받아보기로 결정했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렇게 걷다 보면 좋은 날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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