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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 Mar 28. 2023

진심 어린 칭찬은 아이를 성장하게 한다.

너의 땀과 눈물을 응원해!!!

아이를 교육하다 보면 엄마의 개인적인 취향이 아무래도 반영된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나는 아이들에게 테니스, 수영, 골프, 축구를 시키고 있다. 큰 딸에게는 골프, 수영을, 둘째 딸에게는 테니스, 축구를 시킨다. 누가 보면 수업료도 비싼 예체능을 척척 시키는 것이 매우 여유 있어 보이겠지만  국영수를 안 시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는 하다.


그래도 예체능은 매우 비싸다. 특히 테니스와 골프는 개인레슨이다 보니 부담이 많이 되었는데, 아이들이 엄마가 치는 걸 보고 하고 싶다고 해서 이렇게 신신당부를 하고 레슨을 등록해 줬다. "테니스(골프)는 개인레슨으로 하기 때문에 엄청 비싸. 그렇지만 네가 꼭 하고 싶다고 하니까 큰 맘먹고 등록을 시켜주는 거야. 배우는 시간에 열심히 배우고 배우다가 이건 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엄마한테 말해줘. 바로 끊어줄게". 좀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이들의 변덕이야 불 보듯 뻔한데 억지로 시킬 생각도 없고, 열심히 하지도 않는데 거금을 들여 레슨을 유지할  여유도 없어서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


어느 날, 둘째 딸을 테니스 레슨에 데려다주고 레슨 받는 걸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주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남편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굳이 화가 나지 않았을 수 있지만 나는 비효율은 못 참는 ENTJ 엄마다). 아이가 라켓을 질질 끌면서 코치님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장난을 거는 게 아닌가. 그러다 코치님이 던저준 공을 칠 때는 네트를 넘기지도 못했다. '아, 이제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레슨 내내 레이저 눈빛으로 쏘아보다가 집에 가는 길에 '땡땡 아 테니스는 이제 그만하자. 테니스는 비싸기 때문에 땡땡이가 장난만 치면 엄마는 렛슨비를 내고 굳이 아침부터 이렇게 둘 다 고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라고 말했다. 우리 땡땡이는 '아냐 테니스 할 거야'라고 고집을 부리고 결국 가볍게 실랑이를 하며 집에 귀가를 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우연히 인스타 릴스를 보다가 조코비치가 땡땡이 만할 때 테니스를 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나왔다. 오늘날 세상 못 치는 공은 하나도 없을 것 같은 조코비치와는 달리 꼬꼬마 조코비치가 힘껏 스윙을 해 공을 넘기고 있었다. 그런데 귀여운 조코비치보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조코비치옆에 있는 백발의 할아버지였다. 코치인지 진짜 할아버지인지 모를 그 할아버지는 조코비치의 공이 네트를 넘을 때마다 환호하고 안아주며 기뻐해주고 있었다. 사실 영상 속 꼬꼬마 조코비치의 공은 땡땡이가 겨우 네트를 넘길 때의 공과 큰 차이가 없었는 데도 말이다.


이 영상을 보고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첫째는 아무리 천하의 조코비치라도 어린 시절, 초보시절이 있었다는 것이다. 테니스 중계를 너무 많이 본 이 철없는 엄마는 7살의 땡땡이가 라켓을 잡으면 탑스핀 포핸드라도 날릴 줄 알았나 보다. 우리 땡땡이는 조코비치도 아니니 공을 몇 번 넘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었다. 둘째는 할아버지의 환호가 조코비치로 하여금 테니스를 즐겁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의 의미를 판단함에 있어 어른들은 리액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조코비치가 공을 쳤을 때 할아버지가 기뻐하는 것을 보고 조코비치는 본인이 잘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테니스가 즐겁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다음 레슨에 갔을 때, 나는 영상 속 할아버지로 빙의하기로 작정을 하고 갔다. 땡땡이가 첫 공을 넘기자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대단한데!!"를 외쳐주었다. 두 번째 공을 넘길 때는 아낌없이 박수도 쳐주었다. 그리고 살짝 우쭐대는 표정의 땡땡이는 서서치는 모든 공을 네트를 넘겼고, 달려와서 치는 공도 곧잘 네트를 넘겼다.  엄마의 진정 어린 리액션을 통해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걸 느끼자 더욱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였다. 레슨이 끝나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나는 나의 리액션이 땡땡이의 실력에 미치는 영향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내가 스포츠 교육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는 어렸을 때는 몸을 움직이면서 뇌가 발달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인내와 성공, 실패를 가장 간단하게 반복적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는 공이 맞지 않았지만 노력하면 공이 어느새 맞는 과정, 어느 정도 공을 맞추게 되면 게임을 통해 이기고 지는 과정을 통해서 인생사를 배워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해 가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나도 잊었던 인생의 가장 중요한 원칙들을 다시 배워나간다.


이 경험을 통해서는 아이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부모의 칭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아주 확연하게 느꼈다. 물론 반복적인 칭찬이나 성의 없는 칭찬은 아이에게 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가 잘했을 때 아낌없이 해주는 칭찬은 돈주고도 살 수없는 아이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그 자양분을 먹고 아이는 더 노력하고, 자신이 원하는 성공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질 것이다.


아마도 이 성질 급한 엄마는 이 사실을 또 까먹고 이곳저곳에서 레이저를 쏘겠지만, 여기 이렇게 적어 놓음으로써 한 번 더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칭찬으로 아이의 노력을 응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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