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기념: 교수들의 만행 에피소드 몇 가지.
스승의 날이 되면 어떤 누군가는 존경해 마지않는 '스승'이 떠오를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많은 대학원생들도 마찬가지겠죠. 가령 2017년에 있었던 "Y대 사제폭탄 폭발 사건"이라거나, 대학원생으로만 19년을 다니던 끝에, "지도교수를 살해한 스탠퍼드 대학원생 사건"등이 머리를 스칩니다. 어떤 대학원생들은 최소한 한 번은 그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 모든 행위는 범죄이지만, 가끔 그런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왜 그 대학원생은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혹은 하게 되었는가?"라고요.
대학원과 각 연구실은 마치 "교수"를 위해 만들어진 작은 왕국과 같습니다. 그나마 이공계열은 인문계열에 비하면 낫다고 하지만, 그러함에도 만만하지 않죠. 교수들은 인격적으로 모욕이 될 수 있는 말들을 하고, 대학원생들은 그를 감내합니다. 누군가는 반항할지 모르지만 보통 그런 사람들은 소수입니다. 냉정히 말해서, 교수들의 잘못된 행동들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그가 겪었던 혹은 다른 대학원생들로부터 직접 들었던, 교수들의 만행 몇 가지들을 정리해봅니다. 훨씬 많은 일들이 있었으나, 이제 시간이 너무 지나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이 어떤 의미로는 다행이고 어떤 의미로는 아쉽네요.
수리캠프.
A는 과학고를 나왔고, 수학 경시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다. A가 대학원에 입학하고 맞이한 첫 번째 겨울, A는 지도교수와 연구실 선배들과 함께 스키장으로 2박 3일간의 워크숍을 떠났다. 그의 지도 교수는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그의 아들과 함께 왔다. 그리고 A는 2박 3일 동안 스키를 전혀 타지 못했다. 왜였을까? A는 2박 3일 내내 스키는 타지 못하고, 지도 교수의 아들에게 수학 과외를 해줘야만 했다. 이후 A는 말했다. "뭐, 그래도 그 덕분에 지도 교수가 나에게 뭐라도 더 해주겠지"라고. "윈-윈"이라고. 그렇게 슬픈 목소리의 "윈-윈"은 결코 들어본 적이 없다.
음주 정찰병.
A는 랩 미팅을 끝내고 교수와 함께 랩 회식을 했다. 당연히 모두 음주를 했다. 랩 회식이 끝나 헤어질 때, 교수는 차를 가져온 A와 다른 연구실 사람들에게 "A는 운전해서 이 길로, B는 이길로 가라, 그리고 그 길에서 음주 측정을 하는지 하지 않는지 확인하고 나에게 문자 해라"라고 말했다. 그렇다. 대학원생의 인생은 대리비 보다도 저렴하다.
대학원생은 좋은 스트레스 해소원이죠.
교수는 연구실 학생들과 랩 세미나를 하던 중, A의 발표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껴서, 랩 세미나 중에 매우 큰소리로 혼을 냈다. 잘못하면 혼이 날 수 있다. 그건 문제가 아니다. 다만, 랩 세미나 이후 랩 회식을 가기 위해 이동하던 중 교수는 B에게 "야, 한 번씩 이렇게 화를 내면 말이야,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것은 마치, "오늘 날씨가 맑아"라는 정도의 일상적인 대화 톤이었고, B는 그 가벼운 공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잠시 멍하게 있었다.
집안일 대행원생.
교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맛있게 먹기 위해서, 차를 가지고 있는 그의 지도 학생 A에게 전화를 걸어, "야 우리 집 가서 돈까스 좀 데워놔"라고 말했다. 다른 교수는 주기적으로 그의 지도 학생들을 집으로 불러서, 여자들에게는 음식물 쓰레기와 설거지를 시키고, 남자들에게는 집 청소를 시키곤 했다.
그외에도, 다양한 사례들이 있지만 짧게 적을 수 없어서 제외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많은 기억들을 잊어버리기도 했구요. 나중에 생각나면 또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