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뜰살뜰 구구샘 Feb 14. 2024

우리나라에 부동산 전문가는 없다

올라잇 칼럼 23인, <2024 결국은 부동산>

부동산 공부에 돈과 시간을 꼬라박았습니다. 강의도 열심히 들었죠. 새벽 4시에 시외버스를 탔습니다. 5시간 걸려 강의장에 도착했죠. 하루 종일 지식을 때려 넣었습니다. 끝나면 밤 12시가 넘었어요. 다시 심야 버스를 탔습니다. 집에 도착하면 아내와 딸이 자고 있었죠. 그렇게 몇 년을 반복했습니다.


책도 씹어 먹었습니다. 편식 안 하고 골고루 먹었어요. 아파트, 빌라, 경매, 인테리어.. 그중의 꽃은 역시 세금입니다. 세금에 발 디딘 순간 신세계를 맛봤습니다. 왜 부동산을 왕의 자산(Real Estate)이라고 하는지 알겠더군요.


현장 경험도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이젠 부동산 사무실에 들어가는 게 무섭지 않아요. 이야기 몇 번 나눠 보면 대충 각 나옵니다. 이 소장님이 소위 말하는 '빠꼼이'인지, 아니면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분인지를요.


어느새 왕초보 티를 벗었나 봅니다. 현실 지인들이 저에게 도움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을 사고팔거나, 전세를 구하거나 맞출 때 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저도 웬만한 질문에는 답할 수 있었어요. 왜냐고요? 제가 다 겪었던 거니까요.


그래도 저는 아직 초보입니다. 어디 가서 '부동산 전문가'라고 절대 말 안 합니다. 왜냐고요? 세상에 부동산 전문가는 없으니까요.


바로 반박하고 싶으실 겁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으시죠? 각자 좋아하고 존경하는 전문가가 있을 겁니다. 맞아요, 저도 그분들 좋아하고 존경해요. 하지만 그분들이 '부동산 전문가'는 아닙니다.


-부동산 전문가(X)


-아파트 전문가(O)

-임장 전문가(O)

-대출 전문가(O)

-세금 전문가(O)

-인테리어 전문가(O)


부동산의 세계관은 어마어마합니다. 하위 종목이 써브웨이 샌드위치 종류보다 많아요. 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토지, 상가주택, 지식산업센터, 재건축 재개발, 대출, 경매, 인테리어, 건물... 감히 셀 수도 없습니다.


종목이 많다? 딸린 전문가도 많다는 뜻입니다. 마치 의사 선생님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죠. 그 누구도 '의술 전문의'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심장 전문의', '뇌 전문의', '아동 상담 전문의'라고 하죠. 2미터도 되지 않는 인간을 잘게 쪼개서 전문 분야를 나눠 놓았습니다. 하물며 한 층에 2.3미터가 넘는 부동산은 어떻겠어요?


각 분야의 의술 전문의가 모인 곳이 있습니다. 바로 대학병원입니다. 그럼 각 분야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모인 곳은? 요기 있네요! <2024 결국은 부동산>입니다. 23인의 전문가가 자신의 주특기로 칼럼을 썼습니다. 그걸 모아 놓은 게 바로 이 책입니다.


책 속에 익숙한 이름이 보입니다. 임장의 여왕 앨리스허님, 내비게이션보다 더 상냥한 대출 전문가 레오님, ESTJ 감성으로 세금을 떠먹여 주시는 제네시스박님. 다들 멋진 칼럼 한 편씩 써주셨습니다!


그중 압권은 이장원 세무사님입니다. 상증세 주제로 칼럼을 써주셨네요. 상속세와 증여세는 눈앞의 문제가 아닙니다. 간절하지 않다는 뜻이죠. 마치 기후위기 같달까요? 대처가 필요한 건 알지만, 당장 오늘 준비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죠.


하지만 세무사님 달랐습니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글을 써주셨어요. 필력이 정말 장난 아니었습니다. 다 읽고 나면 상속과 증여 대비를 위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어요.



다시 말합니다. 부동산 전문가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출 전문가, 상가 전문가, 세금 전문가는 있습니다. 23인의 전문가가 칼럼을 썼습니다. 그걸 모아 놓은 게 이 책입니다.


웬만한 사람은 23개 다 읽을 필요 없을 겁니다. 4~5개만 건져도 충분할 것 같아요. 본인의 상황에 맞는 칼럼만 쏙쏙 뽑아 드셔도 배부르실 것 같네요.


소중한 지식 나눠 주신 23인의 전문가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진: Unsplash의Jason Dent

이전 09화 좋았어, 쫄딱 망했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