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한다는일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사람을 많이 만나고 상대하는 일을 했어서 스스로는 타인과 가까워지는 일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며칠 전, 조회수 폭발 글이 올라간 후 여러통의 메일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 한가지 질문이 마음에 내내 걸려 오늘은 그 질문에 대한 글을 한번 써볼까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나에게 온 질문이기 때문에 내 주관적인 마음이 90% 이상을 차지 할 글이 될 것이다.
오늘은 '소통'에 대해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한다. 요즘같은 디지털노마드 시대에 살면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이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말을 들을테니 거기에 걸맞게 나도 많은 디지털 수단과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7년 가까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오던 내가 인스타라는 플랫폼을 접했을 때에는 그저 그냥 다른 사람들의 육아는 어떤 모습일까 그게 궁금해서 시작을 했었다. 그러다 아이들 사진이 귀엽고 예뻐 댓글을 달기 시작하고 그러다보니 상대방도 맞팔로우를 해오면서 가까워진 인스타 인연들, 소위 말하는 '인친'들이 꽤 많다.
얼굴 한번 본 적 없지만 인스타 내에서의 인연이 벌써 8년이 넘어가는 엄마들은 아이들이 태어난 순간 혹은 아장아장 걸을때 알게된 엄마들인데 그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혼자 무언가를 해내고 동생을 보게되고, 엄마를 위로할줄도 아는 성장과정을 비대면 소통을 통해 함께 해왔다.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참 많은 시간을 소통을 통해 다져온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도 카페도 모든 것들이 요즘은 플랫폼화 되어 잘 이루어져서 육아소통, 경력단절맘들의 모임, 등등 많은 주제와 소재들로 번개라는 만남도 갖고 정보교류도 하면서 함께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아이들의 일상을 함께 공유하고 학교에 가면 이렇게 한다~ 저렇게 한다~ 처음 겪어본 학교생활의 정보를 나눈 요 며칠 나도 이런 소통이 참 별 것 아닌데 아이를 키우는 같은 엄마의 입장에서는 참 마음이 따뜻해지고 답답함도 해소되는 일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본론은 이게 아닌데, 질문의 요지는 그거였다. 많은 사람들이 브런치라는 공간에 일상을 공유하는데 왜 굳이 방송작가씩이나 되는데 일상을 쓰는지 차라리 글을 잘 쓰는 방법이라던가, 방송작가를 준비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정보를 공유한다거나 하는 글을 쓰면 어떻냐는 질문이었다.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니까. 내가 썩 그리 글을 잘 쓴다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아서 남들에게 내 글을 공유해가면서 이렇게 글을 쓰라고, 저렇게 쓰라고 나는 말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글이라는 것이 정보전달을 제외하고는 거의 80% 이상이 작가 자신의 생각이 많이 반영 되어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는건 당연한 것이기도하고.
잠자던 개구리가 이제 막 겨울잠에서 깨어났는데 갑자기 달릴수는 없지 않을까?
일어났다고 울어야지 봄을 알리는 것처럼, 나도 이제 시작인건데. 질문을 했던분이 원했던 답은 무엇이었을까.
한참을 생각하게 했다. 그래도 그 관심에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 작가일을 준비하고 있다면 언제든 그 부분에 대한 궁금한 점을 또 메일 달라는 답장을 썼는데 아직 수신확인 전이었다.
100일간의 글쓰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함께 보면서 간혹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과 소통을 하면서 나는 이 도전을하길 또 한번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쓰다보면 또 조회수가 폭발하는 글이 운 좋게 걸리기도 하겠지, 그럼 또 어떤 분들은 메일을 주시면서 소통을 해 오시기도 할테고, 어떤 방법으로든 나와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한다는 것은 어쩌면 나도모르는 나에 대해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것 같은 좋은 기운을 받는다.
그래서 감사한 일이라고, 그렇게 감사하다 생각하고 글을 쓰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