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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민구 Apr 21. 2020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는 완벽한 방법

결혼 전에 알면 좋은 팁


나는 14년도에 결혼 한 이후 아내를 실망시킨 적이 맹세코 한 번도 없다. 대단한 남편이다.


실망을 시키고 싶었던 것도, 실망을 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도 아니고 사실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가 아내의 말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나는 설거지를 싫어하고, 멋진 가방이나 반지를 사주지도 않았고, 좋은 곳으로 여행을 다니지도 않고, 밥을 차려주거나 안마를 해주지도 않는다.


아내가 말한다.

"여보에겐 실망 할 거리가 없어, 결혼하자는 말만 했지 결혼하거든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겠다고 말한 적이 없거든."


나는 약속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내가 가끔 설거지를 하고 밥을 차리고 안마를 해주면 나는 '착한 놈'으로 손쉽게 둔갑할 수 있었다.


남들이 잘 아끼고 모아 일 년에 한두 번 간다는 해외여행, 못 갔지만. 

심지어는 신혼여행도 국내로 갔다가 내가 급체해서 엉망인 여행이었지만.

하지만 

약속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둘째가 태어났을 때 육아휴직을 내고 가족들과 태국에서 한 달 살기도 했고, 안정적인 밥벌이 내려놓고 전역해서 이민을 가서 매일을 여행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호언장담한다.

난 정말 기대 이상으로 멋진 남편이다.


하지만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살라는 말은 아니다. 약속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요점을 짚어 보자면, 아내와의 현재에 집중하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아내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평소에는 손에 물 마를 날 없는 아내에게 감사를 표하고, 아내가 피곤할 땐 언제든 투입되서 서툴지만 열심히 하면 된다.


여행을 못 가고 현실이 빡빡한 건 미안해 하지만, 늘 서로 응원하고 발전해서 은근히 '이렇게 살면 얼마 뒤엔 충분히 여유 있게 살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또 실제로 조금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면 되는 것이다.


실망할 겨를을 주지 않기 위해 쉴 새 없이 웃겨주지도 큰돈을 벌어오지도 모든 일을 대신 해주지도 않지만,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내를 대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아내의 '실망할 것 없다' 라는 말에서 스스로 반추해서 조물 해본 나의 생각이다.(맞겠지?ㅋ)


마무리는 늘 내 글을 보는 아내를 또 한 번 기분 좋게 하기 위해, 예상 못 한 애정표현으로.


"여보 공주님 사랑해"









오늘도 난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았다며 끄덕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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