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음 주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오랫동안 준비한 일들이지만 막상 코앞으로 다가오니 불안하고 초조하고
울적하고 슬프기도 하다.
떠나기 전 그간 엄마 밥 중에서 제일 맛있었던 것 몇 개를 고르라고 하니
주저 없이 가지 탕수!
늘 그렇지만 귀신같다. 가장 손이 많이 가고 재료도 많은 메뉴를 골라주신다.
기쁜 마음으로 준비해본다. 아내의 식탁이라는 요리 앱의 레시피인데 여기에서 조금 덜 짜고 덜 달게 변형해보았다. 먼저 가지 탕수는 비스듬하게 잘라 2-3센티 굵기로 준비하고 소금을 골고루 뿌려 둔다.
가운데 칼집을 넣어 틈을 벌려준다. 튀김가루를 골고루 안에 칼집 낸 곳에도 충분히 묻게 해 준다.
그 안에 돼지고기 간 것을 준비해서 넣어주는데 돼지고기는 생강가루, 마늘 다진 것, 미림,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해서 10분 정도 재운다.
튀김가루 잘 묻힌 가지 사이에 돼지고기를 적당하게 넣어 준비를 해둔다.
튀김옷을 준비하면 되는데, 튀김가루와 전분가루를 2:1로 섞고 물은 튀김가루와 동량으로 넣어 반죽을 만들어준다.
튀김은 170도 이상되는 기름에 넣고 두 번 튀겨내면 더욱더 바삭하게 된다.
집에서 인덕션을 사용하는데 인덕션은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지도 않고 오래되면 온도가 낮아져서 튀김에는 역시 직화가 좋다. 튀김 할 땐 늘 인덕션이 아쉽다.
한번 튀긴 가지
두 번 튀긴 가지- 색도 더 먹음직하고 겉의 바삭거림이 더해진다.
칠리 양념은 케첩 3큰술 두반장 1.5큰술 굴소스 반 큰 술 설탕 1.5큰술. 올리고당 2.5큰술. 식초 반 큰 술. 물 1컵 비율로 잘 섞어준다. 팬에 기름을 충분히 넣고 마늘. 대파 , 건고추를 잘게 다져 볶다가 당근. 청양고추 등을 더 넣고 볶아 익으면 준비한 소스를 넣고 보르르 끓여주고 농도를 맞추기 위해 전분가루 1큰술. 물 2큰술 넣은 전분물 넣고 불에서 내려준다.
두 번 튀긴 가지 위에 이 소스를 충분히 부어주고 통깨를 뿌려주면 된다.
고급 중식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은 메뉴이다.
폭염에 가지를 두 번이나 기름에서 튀겨내고, 대파 기름을 낸 팬에 양념을 보글보글 끓여 내고 나니
더위에 튀김요리를 해주는 건 사랑하는 여자도, 남자도 아닌 엄마만 가능하다는 것을...
누군가 삼복더위에 튀김요리를 해준다면, 전쟁 같은 사랑을 한다는 뜻이다.
여름에 튀김을 얻어먹는 남편들이여. 부디 착각하지 마시길.
집에 귀여운 강아지들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