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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릭 Oct 30. 2022

직업상담사의 진로 고민

프롤로그

<직업상담사의 진로 고민>이라는 제목에 아마 독자들은 의아했을 것이다. ‘직업상담사가 진로 고민을 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누군가의 직업을 상담해주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나의 진로를 고민했다. 



어릴 때부터 무엇이 되고 싶다는 꿈이 다양했다. 화가, 빵집 가게 사장님, 성악가, 뮤지컬 배우, 상담원, 작가 등. 좋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그것이 되고 싶었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오은영 박사님을 보면서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상담을 통해 아이의 상태와 욕구를 파악하고, 부모의 관점을 바꾸면서 결국 가족이 변화되는 신기함. 물론 서로의 노력으로 변화된 건 당연하겠지만, 상담을 진행하는 한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보였다. 그분을 보며 상담사가 되고 싶었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언젠가 아빠가 사주신 <공부 9단 오기 10단>을 읽으면서 공부를 잘해야 성공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가난해도 꿈이 있고, 노력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출세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칠판 앞에서 꿈을 발표하는 시간에 이렇게 말했다.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진학하고 하버드대학교를 나와서 상담사가 되고 싶습니다!"     


기술·가정 시간이었는데, 위풍당당한 내 발표에 선생님은 웃으면서 상담사가 되려면 꼭 하버드대학교 안 나와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는지. 그땐 어려서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민사고도 하버드대학교도 가지 못했지만, 지금 나는 직업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어릴 적 꿈의 절반은 이룬 셈이 되는 건가.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막상 직업상담사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했으니까.     


만약 일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일인지 누가 알려줬다면, 직업상담사도 이런 고민을 한다고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면 어땠을까 싶어서 글을 쓰게 됐다. 그렇다고 내가 하는 일을 후회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저 몸으로 직접 부딪치면서 괴리감을 느끼기 전에, 조금이라도 맛을 본다면 고민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의할 점은 기관마다 조금씩 업무가 달라서 모든 직업상담사에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닐 수 있다. 나의 개인적 견해도 있으니 참고해서 읽어주시길 바란다. 진로를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나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커버: Photo by Hello I'm Nik on Unsplash


*기존 글을 재구성하여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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