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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릭 Jul 04. 2024

연재가 끝나고 응급실에 갔다.

브런치북 연재 후기

드디어 브런치북 연재를 끝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brick3


중간에 휴재공지를 제외하고 18화로 이야기의 끝을 냈다. 11개월의 뉴질랜드 시간이 18화로 정리가 될 수 있을까. 더 많은 분량을 쓸 수도 있겠지만, 주제와 흐름에 맞는 글을 쓰고자 고민 끝에 이 정도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 응급실에 갔다.


갑자기 무슨 응급실인가 싶겠지만, 과장하지 않고 사실을 쓴 거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심각한 일은 아니었다. 응급실에 실려가진 않았고 내 발로 직접 갔으니 말이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그간의 무리한 일정으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몸이 아팠다. 전날에 목이 아팠는데 아침이 되어도 목이 너무 아프길래 혹시나 싶어 자가키트로 코로나 검사를 했더니 두 줄이 뜨는 것 아닌가.




두 번째 코로나 걸렸던 게 2월 뉴질랜드에서였는데, 또 또 코로나라고?! 너무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 두 번째 코로나 이후 후유증은 물론,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서 여드름이 더 심해져서 현재도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라 너무 화가 났다. 하필 일요일이라 병원도 쉬는 날이었고 그냥 약국에서 임시로 약을 사서 먹고 월요일에 병원을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엄마가 혹시 모르니 응급실에 가서 검사도 다시 해보고 약처방을 받아보라고 하셨다. 과연 검사가 다르게 나올까 의문스러웠지만, 엄마 얘기를 듣고 집 근처에 있는 응급실에 가봤다. 내 발로 응급실에 간 건 처음이었다. 코로나 양성이 나와서 검사를 하고 약처방을 받으러 왔다고 하자,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만 응급실 측에선, 내가 별거 아닌 걸로 응급실에 왔다는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에 고열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수액을 맞을 만큼 심각한 상태도 아니었기에 그랬을 것 같기도 하다. 더군다나 이젠 코로나가 감기 수준의 질병으로 취급받기 때문도 있었다.



코로나, 독감 검사를 같이 했는데 둘 다 음성으로 나왔다. 자가키트는 두 줄이 나왔다고 묻자, 오류가 날 수 있다고 했다. 단순 감기라기엔 몸도 너무 무겁고 목이 너무 아파서 신뢰가 100% 가진 않았지만, 그래도 전문가가 음성이라고 하니 안심이 되었다. 나도 나지만, 같이 사는 부모님한테 옮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일요일이라 어쩔 수 없이 갔던 응급실이라서 돈은 좀 들었어도 코로나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고 처방된 약도 먹었다. 좀 나아지는 듯 낫지 않다가 삼일 치 약을 다 먹고 난 수요일이 됐을 때, 기운이 너무 없어서 결국 링거까지 맞았다. 하필 생리통도 같이 올게 뭐람...



화요일은 그동안 써왔던 글을 검토하고 편집을 마무리해서 브런치북을 발간했다. 그리고 후기를 바로 쓰고 싶었는데 기운이 너무 없어서 못쓰고 이제야 기운을 좀 내서 후기를 쓰는 중이다.



 그동안은 자유연재로 쓰고 싶을 때 써왔는데 이번 브런치북은 처음으로 요일을 정하고 연재를 했다. 5월부터 시작된 브런치북을 6월 말에 끝났으니 약 두 달간 주 2~3회의 글을 썼다. 매일 쓰는 분들도 계시던데, 나는 주 2~3회 글을 쓰는 것도 꽤 힘들었다.



글쓰기 외에도 정말 바쁘게 보냈다. 특히 6월은 내가 생각해도 너무 무리한 일정이었다. 체력을 기르겠다고 주 2회 운동에서 주 5회 운동으로 늘렸고 어쩌다 독서모임을 3개 들었고, 그 와중에 블로그도 시도하려고 했고 조금씩이지만 매일 영어 공부에다 따로 프리랜서 준비를 위한 강의까지 들으며 또 그간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열심히 만났으니 결국 몸이 병이 났다.



약속 없는 날은 거의 도서관에서 지내면서 오전에 가서 밤늦게 집에 돌아오는 일상을 보냈다. 나름대로 미친 듯이(?) 자기 계발을 하다가 몸져누운 꼴이었다. 스스로가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빨리 채우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과부하가 걸렸다.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6월이었다. 쉴 때도 마음 편히 쉬지 못했고 늘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하며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쓰기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때가 많아서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이미 에너지는 바닥이 나 있었다. 막판엔 정말 힘들게 글쓰기를 이어갔다. 내가 벌려놓은 상황이라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나약한 몸뚱이는 연재를 마치기까지 버텨준 건지, 연재를 끝내자 병이 들었다. 지난 일요일 밤에 있던 독서모임은 어쩔 수 없이 참여하지 못했고 이번 주 주말에 있는 약속까지 전부 취소했다. 무리해서 만난다면 만날 수야 있겠지만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럴 필요가 하나도 없다. 아프면서 느끼는 것들이다.



몸이 아프니 단순해진다. 몸이 아플 때마다 느끼지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손에서 놓게 되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게 된다. 평소에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말이다. 툭하면 자주 아픈 내가 싫기도 하지만, 이 시간을 통해 나를 돌보고 그간 압박감으로 쉬지 못했던 쉼을 온전하게 쉬는 기분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심호흡을 깊게 내쉬며 자꾸만 조급해지는 마음을 내려놔야겠다. 단숨에 이루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지름길은 없다. 그저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만 꾸준히 할 뿐이다. 욕심부리면 탈이 난다는 걸 또 이번 기회에 몸소 느낀다. 세상이 나를 재촉해도 나한테 만큼은 관대하게 시간을 줘야겠다.



연재를 끝냈으니 한동안 여유를 가지면서 다른 작가님들의 글도 더 읽어보고 회복하고 충전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7월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딱 중요한 것만 남겨서 그것에만 집중하는 시간으로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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