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회 분위기가 많이 변하여 욜로, 워라밸 등의 신조어가 사람들에게 더 익숙한 시대가 되었지만,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직장인들에게 열정 페이는 필수 아이템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말도 안 되는 직장 내 괴롭힘인데, 당시에는 직장인들의 기본적 소양쯤으로 여겨졌었다.
필자가 처음 직장 생활을 했을 땐 사무실에서 흡연이 가능한 시절이었다. 각 부서마다 막내 직원들은 고참 직원들보다 일찍 출근하여 책상마다 놓여있는 재떨이를 비우고 휴지를 깔아서 분무기로 물을 뿌려놓는 것으로 첫 일과를 시작했다. 더 놀라운 건 각 부서 막내들이 하는 이러한 일들을 놓고 선배들이 그들을 평가했다는 사실이다.
“영업부 막내는 아침에 바닥도 닦는 것 같던데 우리 부서 막내는 재떨이도 제대로 못 가네.”
회사 내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각 부서 막내들끼리 경쟁이 붙어서 아침에 출근하는 시간이 점점 더 빨라졌고 결국엔 일요일 저녁에 몰래 사무실에 들어와 뒷정리하고 가는 직원이 생길 정도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 일이지만 그 때 그 시절엔 그렇게 해야 잘한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근래 들어 보건법, 노동법이 개정, 강화되고 사람들 의식구조도 많이 선진화되어 이런 분위기의 직장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대가 됐지만, 라떼는 말이야~~그랬었다.^^
최근 우리 사무실에 신입직원이 입사했는데 매일 출근하면서도 선배들에게 인사하는 법이 없다. 더구나 선배들에게 업무를 배우는 과정에서도 30분이 넘어간다 싶으면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쉬었다 하자고 먼저 얘기를 꺼낸다. 업무를 가르쳐 주느라 열변을 토하던 선배들은 신입직원의 그 말 한마디에 당황하며 자리를 피하기 일쑤다. 직장에서 갑질은 꼭 상사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부하직원의 잘못된 행동도 갑질로 분류될 수 있다.
욜로, 워라밸 등을 중시하는 현 세대들의 이런 태도를 지적하면 분명 꼰대라는 말로 응수하려 들겠지만, 이것은 꼰대 문화가 아니라 엄연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본적 예의이며 이러한 것을 경시하는 일부 젊은 세대들에게 어른으로써 반드시 얘기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젊은 세대들에게 훈계하는 것이 어려운 시대이다. 어른들이 좋은 뜻으로 말을 하려고 해도 현 트렌드를 모르고 옛날 사고방식만으로 어린 사람들을 가르치려고만 든다고 생각하여 순식간에 나쁜 사람 이미지를 만들어놓기 때문이다. 그러한 분위기 탓인지 현대 사회에 사는 어른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가르쳐줘야 할 기본적인 것들조차 알려주지 않으려 한다. 좋은 마음으로 조언을 해주었는데 나를 꼰대라고 부를까 두려워서 혹은 요즘 세상이 무서워서 젊은 세대들에게 말이라도 잘못했다가는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어서...이런 사회가 진정 우리가 원했던 사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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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것은 나이와 세대와는 상관없이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인격 같은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여도 특정 세대에게만 맞춰 해석되는 사회는 그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다른 세대들의 반감을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세대가 함께 공존하는 방법은 우리 모두가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려는 기본적인 인격을 형성하는 것이다.
당신은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