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촌개구리 Oct 03. 2024

베네룩스 3국+독일 여행 첫째 날

길어도 너무 긴 하루

여행계인 '마실회'회원들과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세계에서 먼 곳부터 다녀보자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5년 전 남미여행 이후 팬더믹으로 중단되었던 해외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베네룩스 3국 +독일을 살짝 맛보는 8박 9일 여행상품으로  일찌감치 예약했지만 보따리는 늘 그렇듯이  하루전날 닥쳐서 싸는데 오랜만의 여행이라서 그런지 설렘도 없고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나이가 드나 보다.


골프여행은 일박이일만 떠나도 설렘에 잠을 설치기 일쑤인데 변덕스러운 나의 마음을 나도 알 수 없다. 


가이드가 4일 전 보내온 준비사항에 수신기

충전용 케이블을 각자 준비해 오라고 해서 준비하는데  혼선이 있어 가이드에게 문자메시지로 자세히 물어보니 사진을 곁들여 'USB 미니 5핀'이라고 보내와 확실히 하기 위해 내가 캡처한 사진을 보내니 맞다고 해서 창고를 뒤져 예전 디지털카메라에 쓰던 케이블을 간신히 찾아 보따리에 넣고 회원들에게도 공지했는데 이번에는 이 케이블을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고 난리였다.


다시 가이드에게 이 사실을 알리니 그럼 자신이 충전해 드리거나 케이블을 빌려 주겠다고 했다. 나중에 공항에서 가이드에게 수신기를 받아보니 최근에 쓰는 C형 이전에 쓰던'5핀 케이블'이었다. 누구나 집에 널려 있는 건데 예전 미니 5핀을 찾아 헤매게 했으니  시작부터 여행사 이미지는 땅에 추락했다.


며칠 전 공항버스 타는 터미널까지 어떻게 갈까 아내와 고민하는데 마침  동네 스크린골프 라이벌인 권프로님이 친절하게 우리 부부를 터미널까지 모셔다 드리겠다해서 염치를 무릅쓰고 오케이 했다.


새벽잠을 설치고 일어나 봉사해 준 권프로님 덕분에 5시 30분 출발하는 공항버스에 안착하게 되었는데 인도나 파키스탄인으로 보이는 청년이 고향으로 가는지 캐리어 3개를 가져와 규정인 2개를 초과한다며 버스기사한테 퇴짜를 받고 끝내 버스에 타지 못한 슬픈 표정의 청년이 지금도 눈에 아른 거린다.


인천공항 2에 도착하니 해외여행객들로 붐벼 이제 해외여행 간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14명 회원과 아내 지인 부부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아침식사까지 공항에서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10시 50분 출발하여 현지 시간으로 17시 40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13시간 50분 동안 점심, 간식, 저녁 먹고 영화, 드라마를 여러 편 보았지만 시간이 너무 더디게 흘러 힘들었다.


이제는 장시간 비행기 타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이구동성으로 오고 기진 맥진한 채로 노을이 지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니 날씨는 우리나라 보다 조금 더 쌀쌀하다고 느꼈다.


벤츠 버스를 타고 공항인근 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호텔레스토랑에서 오늘만 5번째 식사를 하는데 너무 짜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박선배 님이 사신  시원히 한 독일 맥주로 갈증을 풀고 우리 시간으로 새벽 4시에 취침했다.


첫날은 이렇게 길어도 너무 긴 하루를 보냈다.


작가의 이전글 촌개구리의 삶 (2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