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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슈맘 Dec 22. 2020

맞벌이 소득, 맞벌이하면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

맞벌이 소득에 대해서


자기네 집은 맞벌이잖아.
신랑 잘 벌잖아? 돈 좀 많이 모았어?



주변에 지인들이 항상 하는 말이다.


"자기네 집은 맞벌이잖아"

"신랑 잘 벌잖아~ 자기네는 상류층이야"

"간호사 월급 400만 원 정도 받지 않아?"

"돈도 많이 벌면서 뭐 그렇게 아끼려고 해?"

"신랑 연봉 꾀 되지 않아?


하...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답답하다. 우리는 상류층도 아니고, 생각보다 많이 벌지도 않고,

제일 중요한 팩트는 맞벌이 부부 7년 차이지만 크게 모은 돈이 없다는 거다.


무엇보다 우리 신랑의 연봉은 1억이 절대 아니며 (절대)

나의 월급은 당연히 400만 원이 아니다.

 주변에서 간호사 월급이 400~500 만원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지만, 대학병원이 아닌 로컬급 병원에서 그만큼의 월급을 주는 곳이 얼마나 있을까?


이거 비싸다~나는 비싸서 못 사줘~"

이런 말을 하면, 둘이 잘 버는데 왜 그렇게 아끼냐고 말하기도 한다. 여태까지 모은 돈이 없으니 아껴야지...



작년까지 우리 부부는 욜로족이었다.

연말 보너스가 나오거나, 예기치 못한 돈이 생기면 아웃렛 가서 100-200만 원씩 옷을 사고, 명품 가방도 사고했었다. 지금이야 돈 공부를 시작하고 마인드가 많이 바뀌었지만....



" 우리 맞벌이인데? 우리 힘들게 일하는데? 남들만큼 써야지. 일하는데 보상이 있어야 하잖아?"


이런 마인드... 아주아주 신기하게도,

맞벌이 7년 차인데 모은 돈이 없다. 아파트 대출금만 간간히 갚아 나가고 있었다. 맞벌이, 게다가 내가 삼 교대를 하다 보니, 집에 오면 지치고 힘들어서, 거의 외식, 배달음식을 시켜 먹거나, 인스턴트식품을 즐겨 먹었다. 전자레인지에 한번 돌리면 끝나는 그런 간편식들! 지금도 식비를 아낀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사람이 쉽게 변하지는 않더라....



그렇다 보니, 마트에 가서 장을 한번 볼 때도 기본 20-30만 원은 나왔다.

신기하게도 일을 하면 할수록, 식비는 점점 늘어나는 괴이한 현상을 겪었다.


내가 가끔 블로그에 발요리한다고, 요리 못한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전부 사실이다. 요리를 거의 안 하니, 요리를 잘할 턱도 없고, 야심 차게 가족에게 요리를 해준다고 냉장고에 잔뜩 재료 쟁여 놓고,  결국 피곤해서 하루 이틀 미루다가 썩어서 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사실 워킹맘이라고 해서, 식비 절약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보잘것없는 재료로도 고급 요리를 만들고, 일주일 5만 원으로도 얼마든지 멋진 식단을 차리는 이웃님들도 많이 보았다.



생활비 절약에서, 제일 큰 부분이 식비인데, 나는 워킹맘이라는 명목으로, 아끼지 못했고, 한 달 생활비에서 식비로 차지하는 비율이 꽤 컸다!

사실 이건 핑계에 불과하다. 워킹맘이라서 배달시켜 먹고, 인스턴트 많이 사다가 쟁여놔서, 생활비 절약을 못했다?? 이게 말이야 방귀야.


"내가 일하는 엄마잖아"

"아이들에게 좋은 거 사주고, 좋은 환경에서 키우려고 돈 버는 거잖아"

"전집? 40만 원? 그냥 지르자. 아이가 좋아할 거야"




이런 생각으로 사들인 책과 장난감도 꾀나 많다. 일하는 엄마니까, 아이와 함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니, 자꾸 뭘 사준다?? 그게 방이야 방귀야?

그런데 사실이다. 아이와 함께 해주지 못했던 보상심리를 물질적인 것으로 때우려고 했다. 큰아이가 6세인데, 불과 작년까지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


"자기는 돈 벌잖아, 사주고 싶은 거 망설임 없이 사줄 수 있잖아. 부럽다 정말"


지인이 이런 말은 한 적이 있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런데.. 사달라고 하는 거 다 사주고,


자꾸 무언가를 사준다면 아이들의 미래 경제교육은? 내 재정상태는?




그리고 요물. 자동차!

사실 불편함을 조금 감수하면, 자동차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된다. 그런데 운전을 10년 이상 했기 때문에 차 없는 삶은 생각할 수도 없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차가 총두대이다.

1년 보험료만 거의 180만 원에 자동차세 약 60만 원

그리고 기름값에, 차 수리비등 등 무시 못 한다.

작년에 사고가 크게 나서 보험료가 어마 무시하게 오를 예정


내가 워킹맘이라는 명목 하에, 차는 필수이다.차 없으면 출퇴근이 힘들다. 합리화하면서,

돈을 낭비하고 있는걸 아닐까.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마지막으로 양육비!

친정엄마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는 일을 못 했을 것이고, 만약에 베이비시터를 썼다면, 아이 둘에 교대근무여서 상주를 하셔야 하니, 약 200만 원 이상은 양육비로 나가는 상황!  그에 절반만 엄마에게  드리는 건 죄송하지만, 이것도 무시 못 한다.  

사실상, 내가 버는 돈의 3분의 1은 엄마 드리는 양육비로 나간다고 보면 된다!

엄마에게 가끔 보너스도 드리고, 겨울 되면 외투도 한벌 사드려야 하고, 아이들 보느라 지치고 힘드실 때, 비위도? 살짝 맞춰 드려야 하니.......(용돈)

아깝다는 생각은 절대 안 든다. 엄마의 도움으로 13년 차 간호사가 된 거니까 말이다.



유명 강사님이 그러셨다

"친정엄마나 시어머니가 아이를 봐주신다면, 남들 드리는 만큼 드리세요. 아까워 마세요"

"버는 돈의 반이상이 양육비로 들어간다고 해도. 아까워 마세요. 일하고 커리어를 쌓는 게 중요합니다"


버는 만큼 나가요



"맞벌이를 하니까, 한 사람 월급은 전부 저금해야 하는 거 아니야??"

현실적으로 그건 힘들다. 버는 만큼 나간다..


물론 나의 씀씀이에 문제도 있지만 말이다. 아이가 어릴 땐 시터나 도우미 이모에게 돈 많이 들어갈 수도 있으니 차라리 일을 안 하는 게 낫다! 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게 힘들면, 일 안하고 집에서 살림 하면 되겠네?

맞벌이 하면서, 쓸것 다쓰면서 자기 소비 습관 탓이지 무슨 죽는 소리야?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 하는 주변인들도 계십니다.


맞아요. 생각을 바꿔보면, 씀씀이가 수입에 비례해서 나가는거 맞아요. 그 소비 패턴에 익숙해져 있는거 맞습니다.  그런데, 제가 잘난척을 하려고, 우리 맞벌이 부부라고 글을 올린게 아닙니다....

여기는 편하게 글 쓰는 공간이잖아요. 저의 상황들을 편하게 쓰고 싶었을 뿐이에요.

얻는게 있으면 잃는게 있다. 맞고요. 맞벌이 부부를 해서 소득이 많은 대신, 육아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고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나름 재테크도 하고, 돈을 더 많이 모으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너무 안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조언 댓글 달아주신분들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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