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자기만의 계절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민주는 재즈클럽에서의 경험으로 재즈에 대해 깊게 빠져들었던 만큼, 재즈를 잘 모르는 독자에게도 친숙한 문화 콘텐츠들을 사례로 활용해 재즈를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선물과도 같이 풀어낸다.
신선하게 느껴졌던 점은 각 사례들의 통일성이 없던 것이다. 특히 창작자들과의 인터뷰 등 사례들을 풀어내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그들만의 자유롭고도 영감을 받는 방식 또한 참신했고 오히려 저자의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나는 재즈와 친해질 수 있을까?”였다. 책을 읽기 전에는 재즈가 나와는 먼, 조금은 어려운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내 주변에서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없고..?(있을지도 모른다) 재즈를 좋아한다면 음악적 지식이 많거나, 뭔가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내 선입견을 많이 허물어줬다.
저자는 영화, 광고, 그림 등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요소들과 재즈를 자연스럽게 엮어낸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이야기에 이런 음악이 어울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추후 재즈와 친해지게 된다면, 저자가 추천하는 재즈 음악을 들으면서 다시 그 사례를 읽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 대한 언급이었다. 이 영화는 내게도 ‘사랑’이라는 주제에서 이상향을 그려주는 작품이다. 나 역시 이 시리즈를 모두 봤고, 누군가와 결혼을 해야 한다면..?ㅎ 밤을 새워가며 대화하고, 그 대화의 공백조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의 누군가였으면 하는 이상형을 꿈꾸게 해 준다.
나는 늘 예술을 동경만 할 뿐, 실제로 즐기거나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나는 창의적이거나 예술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그들의 시도와 도전이 멀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번 나도 언젠가 재즈바에서 즉흥 연주를 듣고 흥미를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재즈도 이렇게 흥이 날 수 있구나”라는 걸 처음 알았고, 아직 완전히 빠져들지는 못했지만 재즈가 매력적인 음악이라는 사실은 확실히 인정한다.
난 중간중간에 들어간 사진들이 좋았다. 빼곡한 글씨로 자기 어필만 하는 여느 책들과는 달리, 이미지가 쉼표처럼 들어가 있어 읽는 내내 시각적으로 환기되는 느낌이었다.
인상적인 문장
우리가 연주하는 것은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