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기록
살면서
나의 맨몸을 마주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많다.
아픈 가족을 옆에 두고도
정말 어이없게
제 안위에 대한 걱정이
불현듯 떠오르는 모습이 그렇고,
남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나를 공감하지 못하는 남을
탓하는 모습이 그렇다.
나보다 잘난 모든 사람들의 성공을 축하하며
어색하게 웃는 내 모습이 그렇고,
고상한 인격을 지향하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나 자신이 그렇다.
한계.
넘고자 하지만 넘을 수 없는 나의 한계.
나를 그 한계보다 더 높이 두다가도
내가 그 한계만큼의 인간임을 절감하게 될 때,
욕심을 내려두고 나 자신이
‘딱 그만큼의 인간’ 임을 인정하게 된다.
나는 ‘딱 그만큼의 인간’이다.
그래도 나는
나를 미워할 수 없다.
출처: gab-work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