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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Sep 08. 2020

코로나 19  핵산 검사를 드디어 받았다

한국발 중국행 항공편 탑승 시 PCR 음성 증명서를 제출

집 떠난 지 7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간다. 


한동안 중국 정부가 비자를 무효화시켜 집으로 돌아갈 길이 완전히 막혔다가 최근에 다시 비자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거의 사라졌던 항공편도 한두 편씩 열리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존에 받은 유효한 비자가 있음에도 새로 비자를 발급 받아야 중국에 들어갈 수 있다


드디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해 보인다. 불안과 두려움이 어느새 기쁨을 잠식한다. 


첫 번째 두려움의 대상, 코로나 19 핵산 검사 (PCR)


8월 24일부터 한국발 중국행 항공편 탑승 시 PCR 음성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원래 탑승 5일 전에 발급된 증명서가 유효했었는데, 9월 9일 탑승부터 유효기간이 3일(72시간)로 바뀌었다. 9월 12일 탑승부터라고 발표된 지 이틀도 안 되어 뒤집어졌다. 수시로 바뀌는 규정. 주시하고 있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실제로 규정이 바뀐 걸 모르고 있다가 검사를 두 번 받은 사람들도 있다. 



다행히 검사를 받기 전에 유효기간 바뀐 것을 알았다. 검사를 받아야 하는 날 아침,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쏟아졌다. 선별 진료소 앞에 세워놓은 천막 안 의자들은 거의 젖어 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비가 많이 오기 때문인지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적었다. 줄을 서서 검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호명되면 진료소에 들어가 간단한 문진을 받는다. 그리고 검체를 채취하고 수납을 하면 끝.  


두려워했던 검체 채취 시간 


아이들은 비교적 잘 참고 해냈다


Swab 면봉을 이용해 검체를 채취할 때 면봉이 콧속 깊숙이 들어가기 때문에 고통이 심하다는 후기를 많이 읽었다. 면봉이 머리끝까지 닿는다고 표현하거나, 물에 빠져 물이 코에 들어갔을 때 느낌의 10 배 정도의 통증이라고. 그런 후기들을 읽지 말았어야 했다. 두려움이 배가 되어 검체 채취를 할 때 고생을 했다. 아이들은 힘 빼고 있다 보니 금세 채취가 끝났는데, 나는 힘을 잔뜩 주고 있어 중간에 지적까지 받으며 오래 걸렸다. 채취가 끝나자 이미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채취 후에도 한동안 콧속에 구멍이 뚫린 듯 얼얼한 통증이 지속되었다. 


코로나 검사 검체 채취 과정


이걸로 끝이면 좋으련만.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중국에서 최소한 3번 이상의 검사를 더 해야 한다. 중국에 도착해 공항에서 한 번, 격리 호텔로 들어간 지 1주 후, 그리고 격리 해제 이틀 전쯤 한 번. 운이 좋지 않으면 그보다 더 추가될 수도 있다. 특히 공항에 도착했을 때 하는 검사의 악명이 높다. 인정사정 보지 않고 면봉을 쑥 집어넣어 콧속으로 들어간 면봉이 목구멍까지 닿는다는 얘기까지. 아이들 울음으로 울음바다가 되고, 검사를 받지 않기 위해 도망가는 아이들을 잡으러 뛰어다녔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   


검사 결과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온다


검사 결과는 당일 오후 문자로 발송되었다. 모두 음성.  

항공편 탑승 시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기에 다시 의사와의 약속을 잡고 PCR 음성 증명서를 영문으로 발급받아야 한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제 겨울 한 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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