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인지 키우기(4)

같음과 다름을 확장하기

by 흐린 뒤에는 맑음

이제 아이는 같음과 다름을 인지하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두 가지만 제시되는 세상에 살고 있지 않으니, 아이의 세계도 확장시켜주어야 한다.


빨간색과 파란색을 알았으니, 이제 노란색을 추가하여 3 원색으로 활동을 확장하면 된다. 같은 방식으로 활동을 하면 시야는 점점 넓어지고 생각의 길이는 점점 길어지게 된다. 4개의 점이 6개의 점으로 늘어나는 것은 비교할 수 없는 확장이다. 3 원색이 성공하면, 3 원색을 섞어서 나오는 주황, 초록, 보라를 추가하여 진행하면 되고, 그다음에는 12색 색연필에서 제시하는 12가지 색으로 확장하면 된다. 이때에는 색연필로 넘어가서 색연필로 색칠한 종이를 제시하여 간단하게 복습을 하고 시작하는 것도 좋다.


간혹 아이들 중에는 색연필의 색과 색종이의 색, 그리고 유성 사인펜의 색 중 더 선호하거나 힘들어하는 색이 있을 수도 있으니 다양한 질감의 색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하나의 매체/재료와 다른 것을 섞어서 사용하는 것은 아이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종이의 일부만 대충 어느 정도의 면적으로 칠한 상태에서 제시하여'색깔'이라는 것이 양과 면적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도 좋고, 균질하지 않게 칠해져 있어도 그 색이 같은 색이라는 것을 알게 하면 사고가 굳지 않고 융통성 있게 해주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 대신 12색 개념이 제대로 확립되고 구별되도록 12가지 이상의 색을 사용하지 않고 제조회사에서 내놓은 12가지를 그대로 쓴다. 색연필의 경우, 24색을 사서 골라 쓰지 않고 12가지만 있는 제품을 산다. 그 12가지 색을 기본색으로 뽑은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3 원색에서 혼합색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O, X를 찾아내는 활동을 추가하자. 이것은 빨간 색종이와 파란 색종이를 찾는 활동처럼 해주면 된다. 일단은 두 상징의 모양이 다르다는 것부터 익혀야 하므로 두 가지를 구별하여 인식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O와 X를 잘 인식하지 못하면, 하얀 종이 위에 붉은 매직으로 써서 보여준다. 시지각이 아직 약한 경우, 하얀 종이 위의 검은색보다 하얀 종이 위의 빨간색이 잘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다소 의아하지만 굉장히 유명한 글렌도만 박사님의 연구 결과이므로 믿고 따랐다.


2가지 이상의 과제를 연달하 수행하도록 할 때에는 어려운 과제를 먼저 시키고, 성공하던 안 하던 쉬운 과제로 넘어가서 (우리는 전단계에서 성공한 후에 넘어왔으므로) 아이가 해당 활동에서 성취감과 안정감 그리고 자신감을 얻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한다. 반드시 성공하는 과제를 마지막으로 끝나도록 구성하는 것이 학습 의욕을 유지하고 고취하는 데에 정말 중요하다. 색종이로 색을 구별하는 활동을 하고, 새로운 형태의 도형을 구별하는 활동을 하여야 하는 아이의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감안해주어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새롭게 도입하는 활동을 먼저 하고, 익숙한 활동을 시킨 후 마무리 하되, 익숙한 활동 중에서 연습을 더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주로 직전 과제)을 하고 나서, 아이가 가장 좋아하거나 즐기는 쉬운 활동으로 마무리하였다.


O, X를 구별하고 나면 일반적인 도형으로 확장하면 되는데, 시중에 판매되는 영유아 인지 발달 관련 도서의 인지발달표 부분을 참고하여 도형 목록과 순서를 구성한다. 발단단계표는 언제나 유용한 길잡이가 되니, 마음에 드는 시리즈로 한 세트 사두면 좋다.


12가지 색과 웬만한 도형을 섭렵하고 나면, 같은 사물이지만 모습이 다른 것을 고른다. 초록 사과와 빨간 사과, 앞에서 본 경찰차와 옆에서 본 경찰차와 같이 하나의 사물이 다른 모습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두 가지 모습의 사과와 두 가지 모습의 경찰차를 놓고, 사과는 사과끼리 연결 짓고 경찰차는 경찰차끼리 연결 짓는 것을 연습시키자. 모습은 다르지만 개념이 같다는 것을 이런 활동을 통해 이해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활동을 할 때에는 전혀 다른 대분류의 주제를 두고 판단하게 하여야 한다. 동물과 식물, 탈 것과 곤충은 가능하지만 채소와 과일 같은 소재는 아이에게 활동의 규칙을 이해시키기 어려우므로 초기에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러한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라면 여기에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 쉽게 되는 아이라면 짧게 넘어가도 된다. 자료 준비에 상당한 정성이 필요하므로, 이때 즈음 컬러 프린터를 사서 잘 활용하였다. 같은 그림도 크기가 다르게 인쇄하고, 비슷한 하지만 다른 그림을 찾아서 인쇄하여 활용했다.


이제 고지가 눈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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