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 확장

플래시 카드와 함께

by 흐린 뒤에는 맑음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아이가 그림을 잘 기억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이것을 활용하여 아이에게 여러 가지 지식을 확장시켜 줄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다가 마치 시리즈 같은 책들을 발견했다.


글레도만 [아기의 지능은 무한하다]

스즈키 쇼헤이 [왼쪽 뇌를 깨워주세요]

김성희 [고속학습]


이 순서대로 읽어보면 좋다.


플래시카드는 사물의 가장 중요하고 특징적인 점이 잘 드러나면서 오해의 여지를 주지 않는 세밀화/사진이 좋다. 시찌다카드 혹은 글렌도만카드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는 카드들은 대체로 이 조건을 만족한다. 일반 사물카드를 이용해도 좋지만 그럴 경우에는 같은 사물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종류의 카드를 보여주어 뇌로 하여금 귀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여 왜곡되지 않은 기억으로 저장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카드를 보여주는 환경은 빛반사 없이 아이가 조용히 카드에 대한 설명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정도로 조용한 방이 좋다. 아이가 다른 데에 시선이 끌리지 않도록 아이가 바라보는 방향은 카드 외에는 눈이 가는 사물이 없어야 한다. 카드는 10장 내외로 준비하되, 대분류/소분류상 하나의 종류로 묶어지는 항목들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동물/꽃/신체부위/탈 것 등과 같은 정도의 분류이면 된다. 카드의 한 면은 사물이, 뒷면은 한글로 (음절이 구분될 정도로 살짝 떼어서) 사물의 이름을 정자 혹은 인쇄하여 적어둔다.


카드가 준비되면, 아무것도 없는 백지를 같이 준비하되 카드 두께로 만들어서 쉽게 넘길 수 있도록 한다. 백지가 아이에게 보이도록 하고 카드 묶음을 그 백지 다음에 보이도록 준비한다. 한 손에 카드 뭉치를 얹고, 한 손으로 제일 뒷장을 앞을 꺼내어 놓으면서 그 카드를 빠르게 읽는다. 묶음 카드를 전부 그 방식으로 보여주면서 빠르게 단어를 말해준다. 마치자마자 바로 카드묶음을 좌 혹은 우로 돌려서 이번에는 한글로 적은 카드면을 연달아 빠르게 보여준다. 제대로 돌렸다면 아이가 그림을 본 순서대로 한글을 보게 된다. 즉, 사물과 한글의 순서가 동일한 카드 뭉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 동작을 빠르게 잘하면 한 카드당 최대 2-3초가 걸리므로 앞뒤 한 바퀴 도는데 1분 정도 소요된다. 빠르게 할수록 효과가 좋다고 하지만, 카드를 읽으면서 넘기는 사람이 발음을 부정확하게 하거나 카드를 떨어뜨리거나 흔들리게 하면 더 안 좋으므로 연습하여 속도를 능숙하게 낼 수 있도록 한 뒤에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카드를 한 바퀴 돌리고 아이가 흥미를 보이면, 한 바퀴 더 돌린다. 마지막에 카드 하나를 골라 바닥에 두고, 해당 한글 카드를 그 카드 위에 겹쳐 보임으로써 짝을 맞추는 활동을 보여준다. 아이가 흥미를 보이지 않으면 그만두고, 다음 텀에 똑같이 카드를 2번 보여주고 짝 맞추는 활동을 보여준다.


아이가 흥미를 보인다면 아이 시지각/인지 수준에 따라 맞출 것 같은 2개의 카드를 바닥에 늘어두고(나중에는 열개 다 해도 된다) 별도로 준비한 한글만 쓰여 있는 카드 하나를 준비한다. 아이가 한글 카드를 손에 쥐기 싫어하면 한글 카드 2개를 바닥에 두고 사물카드를 손에 쥐어 주어도 된다. 아이에게 카드를 매치하도록 권해본다. 권해보는 것이지 시키는 것이 아니다. 확인을 하거나 시험 보는 분위기가 되면 아이가 긴장해서 이 활동을 싫어하게 되므로 난이도와 시행자의 반응을 신중히 해야 한다. 아이가 하나도 맞추지 못하면, “와 이거 진짜 어렵다”라고 하고 미소 지으면서 치워버린다. 아이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고 카드에 대한 평가만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아이가 카드를 맞추면, 이것을 잘 기억했다가 다음 세션에는 그 카드를 포함하여 하나의 카드를 추가하여 맞추기 놀이를 한다. 이때 아이가 맞추지 못했던 카드는 그 세션에서는 빼야 한다. 맞추지 못하는 카드를 자꾸 보여줄 필요가 없다. 잘 메모하였다가 그 카드는 다른 카드가 다 한 번씩 아이 손을 거친 뒤에 제시하면 좋다. 그 사이에 눈으로 계속 익히고 있을 것이고, 자기가 못 맞췄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플래시 카드 활동을 할 때 그 카드를 다시 보면 더 눈에 쏙 들어온다.


이러한 플래시카드 세션을 하루에 4회 한다.


해당 카드를 다 맞추면, 다음 세트로 넘어가면 된다.


이렇게 상당수의 낱말을 아이에게 알려주었다. 글자를 함께 알려준 셈이었으므로, 이걸 바탕으로 한글 떼기 활동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어휘를 자산으로 하여 O X 카드를 활용한 학습을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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