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의 기초 다지기
몸풀기 학습으로, OX를 추상적인 활동에 접목해 보기 시작하자.
종합장이나 스케치북에 아이가 좋아하는 사물그림이나 사진을 몇 가지 붙여서 준비한다. 제일 위에는 아이가 찾아야 하는 것을 적는다. 예를 들어, 소방차라고 적은 뒤 경찰차, 승용차, 소방차 세 가지 그림을 준비하면 된다. 아이에게 소방차를 찾아보자고 말하면서 소방차 글자를 짚으며 읽어준다. 플래시카드를 통해 소방차라는 단어를 아는 아이라면, 스스로 읽을 시간과 기회를 준다. 그런 다음 소방차에 동그라미를 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그라미를 그리기 어렵다면, O 카드를 소방차 위에 두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질문에 해당하는 답을 찾는 연습을 하게 된다. O 카드가 답을 표시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알 때까지 여러 가지 항목을 가지고 연습한다. 3가지 예로 시작할 필요는 없으며 2가지로 시작해서 점차 4 내지 5가지로 확대하여 적응시켜도 된다. 아이의 흥미와 난이도를 감안하여 조절한다. 문제집은 보통 4지선다나 5지선다이므로 종국적으로는 5개를 목표로 한다.
O의 개념에 익숙해졌다면, 답이 아닌 항목에 X를 차례로 얹어서 부정/답 아님의 개념을 알려준다. X를 여러 개 준비하여 답이 아닌 모든 항목에 올려두는 것이 시각적으로 효과적이다.
답을 골라내는 연습을 잘 마쳤다면, 짝을 찾는 연습도 할 수 있다. 기초적인 것으로서 색이나 도형을 짝짓는 것을 사선 긋기 방식으로 답하도록 하면 된다. 종이의 왼쪽에 빨간색과 파란색을 세로로 칠하고 오른쪽에도 빨강과 파랑을 칠하되 순서는 동일하거나 다르거나 상관없다. 아이에게 같은 색끼리 선으로 연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직접 해보도록 한다. 하나의 답을 향해 선을 긋고 나면 시각적으로 혼란스러우므로, 이러한 활동은 3가지 정도를 최대한으로 한다.
똑같은 것끼리 매치하는 활동이 잘 이루어지면, 같은 종류끼리 매치하는 연습을 한다. 과일과 탈 것 한 가지씩 골라서 과일은 과일끼리, 탈것은 탈것끼리 이어주는 식이다. 플래시카드를 통한 분류가 잘 습득되었다면, 그 카드 묶음을 기억해서 분별할 것이다. 이 활동은 상당히 광범위한 문제은행을 보유한 상태임을 전제로 하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사물의 종류에 따라 잘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할 수 있다. 아이가 반복적으로 사고를 하는 환경에 노출하고, 생각을 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므로 굳이 싫어하거나 흥미를 보이지 않는 항목에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아직은 적당한 선에서 노출해 주면 충분하다.
그 사이 한글이 어느 정도 습득되었다면, 글자와 그림을 이어주도록 과제를 바꾼다. 활동판에서 간식이나 요구사항을 글로 요구하는 연습과 같은 맥락이다. 이것은 플래시카드 학습과 병행하여 활용 가능하다. 플래시카드의 글자와 사물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방식이지만, 시차를 두고 과제로 내는 것이 좋다. 아이가 자꾸 확인당하고 있다는 압박감을 갖는 것은 좋지 않다.
이러한 연습은 아이로 하여금 질문에 대한 답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답을 찾고, 찾았음을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표현하는 연습을 다각도로 하고 있는 셈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런 O와 X 들을 모아, O에 해당하는 지문의 번호를 쓴다거나 X에 해당하는 지문의 번호를 써서 문제를 푸는 일반적인 객관식 문제의 형식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주관식 문제를 푸는 것은 좀 더 어려운 일이고, 이것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에서 답을 아무런 지식적인 힌트나 시각적 큐가 없이 스스로 인출하여야 하므로 훨씬 더 어렵다.
우리가 정말 좋아한 교재 중의 하나는 "선생님이 만든 좔좔 글읽기" 시리즈이다. 이것은 서울경인특수학급교사연구회에서 발간한 것으로 정말 훌륭하고도 감사한 책이다. 이 책은 일반 아이들처럼 문제집을 푸는 데까지 엄청난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었고, 지금도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문제집으로 주저 없이 꼽는 책이다.
이 책을 보고 나는 아이의 진도에 맞춰 그림과 글자가 섞인 문제집을 만들어서 함께 풀었고, 이런 방식을 기초로 하여 독후활동도 하였다. 이 시리즈들을 다 풀고 나면, 어느새 일반 아이들이 푸는 독해문제집에 도전할 만한 실력이 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아이의 실력에 맞는 독해력 문제집을 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