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서귀포 뒷골목 감성을 그림으로 느릿느릿 그려봤어요
어느 늦은 오후,
서귀포 구시가지를 걸어가다
우연히 발견한 이 곳은
하늘색을 좋아하는 어떤 분의
색채감각이 돋보이는
독특한 뒷골목에 자리잡고 있었어요.
푸른 계열로 칠해진
벽과 창틀, 문 그리고 화분장식대가
잘 관리돼 싱싱한 식물들,
창문에 걸린 철 지난 크리스마스 리스와도
조화를 이뤄
꾸민듯 안꾸민 느낌에 왠지 힙해 보였어요
웬만하면 흉물로 취급되는 실외기 에어컨조차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죠.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좁은 뒷골목에 자리잡은 가게이다보니
주인장은 어떻게든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세심한 손길로 외관을 최대한 신경써
꾸며보신 듯했어요.
짙은 푸른색 문 옆의 자그마한 간판을 살펴보니
'한나헤어'
미용실이었네요.
어쩐지 미적감각이 탁월하다 싶었어요.
높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벽에 하늘색 페인트 칠을 하며
땀을 훔치는 모습과
북향이라 그늘이 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싱그러운 식물들을 키워내는
초록 엄지손가락을 지닌
누군가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지나가던 그림쟁이의 시선을 사로잡아
그림으로 그리게 해주신
그분의 감각과 정성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문득 그분의 꿈이 궁금해집니다.
왠지 손수 꾸미신 푸르른 이 공간처럼
하늘색 꿈을 꾸고 있을 것만 같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그분을 응원합니다.
사진은 2023년 10월 8일에,
밑그림은 2024년에 제주도 서귀포에서,
채색은 2025년 12월 3일, 호주 시드니에서 마쳤습니다.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많은 그림 보러 놀러 오세요!
인스타그램 @nonichoi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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