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제주 산책

하늘색 꿈 간직한 제주의 뒷골목 풍경

늦가을 서귀포 뒷골목 감성을 그림으로 느릿느릿 그려봤어요

by 논이

어느 늦은 오후,

서귀포 구시가지를 걸어가다

우연히 발견한 이 곳은

하늘색을 좋아하는 어떤 분의

색채감각이 돋보이는

독특한 뒷골목에 자리잡고 있었어요.



푸른 계열로 칠해진

벽과 창틀, 문 그리고 화분장식대가

잘 관리돼 싱싱한 식물들,

창문에 걸린 철 지난 크리스마스 리스와도

조화를 이뤄

꾸민듯 안꾸민 느낌에 왠지 힙해 보였어요

웬만하면 흉물로 취급되는 실외기 에어컨조차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죠.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좁은 뒷골목에 자리잡은 가게이다보니

주인장은 어떻게든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세심한 손길로 외관을 최대한 신경써

꾸며보신 듯했어요.

짙은 푸른색 문 옆의 자그마한 간판을 살펴보니

'한나헤어'

미용실이었네요.

어쩐지 미적감각이 탁월하다 싶었어요.


높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벽에 하늘색 페인트 칠을 하며

땀을 훔치는 모습과

북향이라 그늘이 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싱그러운 식물들을 키워내는

초록 엄지손가락을 지닌

누군가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지나가던 그림쟁이의 시선을 사로잡아

그림으로 그리게 해주신

그분의 감각과 정성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문득 그분의 꿈이 궁금해집니다.

왠지 손수 꾸미신 푸르른 이 공간처럼

하늘색 꿈을 꾸고 있을 것만 같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그분을 응원합니다.





아르쉬 세목 수채화지 위에 방수펜(피그마 마이크론 005, 01)으로 밑그림을 그려줍니다. 화분장식대에 낮잠자는 고양이(저)도 그려넣었어요
수채물감(홀베인)으로 채색을 시작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수채색연필(파버카스텔)의 도움도 받습니다
화분과 식물, 크리스마스 리스도 꾸며줍니다. 붓은 바바라, 루벤스 수채화붓을 사용했어요.


드디어 완성. 생각보다 더디게 작업했지만 다 그리고 나니 후련하네요



사진은 2023년 10월 8일에,

밑그림은 2024년에 제주도 서귀포에서,

채색은 2025년 12월 3일, 호주 시드니에서 마쳤습니다.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많은 그림 보러 놀러 오세요!

인스타그램 @nonichoiart



안타깝게도 이 빵집은 폐점했답니다. 제 그림속에만 남은 호도제과 ㅠ ㅠ

https://brunch.co.kr/@shinyartist/73



정갈한 돌담이 사랑스럽던 제주도 서귀포의 어느 집. 뭐하는 집일까요? 궁금하시면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s://brunch.co.kr/@shinyartist/231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