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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만을 훌쩍 넘기고  케이크를 잘랐습니다.

우리들만의 자축파티

2020년 4월 16일 3일 만의 작가 승인은 내게 그리 놀랄 일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막상 브런치에 들어와 보니 서점에 깔린 책 보다도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에세이들이 가득했다. 브런치 작가를 쉽게 생각하고 들어 온 나의 오만이 여실히 깨지는 시간을 보내다 보니 글 올리는 게 시들해질 수밖에.

하지만 내게도 브런치를 시작한 꿈이 있고 가끔 글을 올리면서도 글을 통해 스스로 위로와 치유를 맛보았기에 이대로 주저앉을 수만은 없었다.


오래간만에 출간 기획서도 작성하고,

글발이 올라 작품을 한 번에 3개나 올렸다. 그동안 브런치를 탐색하며 글도 올리고, 나도 작가다 공모전에도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보고 나니 글을 올리는 것이 시들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포기'란 내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기에 다시금 '실천'이라는 단어로 나를 중무장했다.


3개의 글을 다듬고 올리다 보니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고,

느지막이 일어나 큰아이 스쿨버스 타는 시간에 겨우 데려다주고 식탁에 앉으니 8시 20분이다. 아침을 주섬주섬 먹으며 새벽에 올린 글을 확인하는데 헉!! 내 눈을 의심했다. 잠시 열었던 1분 사이에 조회수가 100을 넘어가더니 1시간도 안되어 1000을 넘고 2000, 3000 조회수 알림이 계속 배달되었다. 컴퓨터를 열어 브런치 메인을 확인했더니 역시나 실시간으로 내 글 '2억 포기하고 선택한 행복'이 오르락내리락했다.


나는 그저 코로나 19로 생활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 전원주택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똘똘한 한 채가 아파트가 아닌 전원에서의 생활이었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 놓은 글들이었다. 사실 부동산 정책이 집값을 잡는다고 아우성인데 집값이 아니라 아파트값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주택이나 빌라들은 오히려 지금의 정책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니 말이다.


어찌 되었건 아파트 값이 고공 행진하는 속에서도 코로나 19를 겪고 보니, 아파트 분양권이 아닌 전원주택을 선택한 것이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선물을 받은 것에 감사하고 있다. 참고로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면 (굳이 강남이 아니더라도) 경기 서남부 외곽에서는 땅도 사고 집도 지을 수 있다. 기준은 조금 다르겠지만 말이다.


 '2억 포기하고 선택한 행복'이 저녁에 1만 조회수를 거뜬히 돌파했고, 나도 아이들도 그간의 수고를 축하하는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러다 딸이 문득

"엄마, 하루 만에 1만 조회수 엄청 힘든 거지? 축하 케이크라도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

라고 말하더니 아빠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를 축하해 주자고, 자신이 케이크 값 절반 내겠노라며 엄마가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를 사달라고 했다.


음... 옆에서 지켜보는데 가슴이 참 따뜻했다.

우린 딸이 낸 자축 아이디어와 남편의 수고, 아들의 케이크 세팅 덕분에 1만 조회수 돌파를 축하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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