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7.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인플루엔셜」

by 바람

아들러 심리학을 대화체로 풀어낸 책이다.

공자의 논어나 소크라테스의 변명처럼 질문하고 답하고 반박하고 다시 설명하고 질문하는 형태가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다른 책들과 동시에 읽었지만 조금 더 읽은 후에는 다른 책의 내용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날카로운 글들이 나를 찔러댔다.


혓바늘이 났을 때 연고를 바르면 그리 많이 아프진 않지만 낫는 데 오래 걸린다.

그런데 알보칠이라는 액체를 찍어 바르면 엄청 쓰리고 아리지만 더 빨리 낫는다.

아들러 심리학을 설명하는 철학자의 말들이 내게는 마치 알보칠 같았다.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현재 내가 힘들다’라는

기존의 원인론을 주장하는 심리학들을 반박하고 내가 주체적이 될 수 있다는 목적론을 설파한다.


현재의 내가 마음에 들지 않고 내 성격이나 상황이 불안하고 싫을 때 과거의 어떤 일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책임을 오롯이 과거의 행위자에게 돌릴 수 있다.

나는 그저 상처받은 피해자일 뿐이라고 변명한다.


아들러는 그런 생각을 버리라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나 자신을 주인공으로 타인과의 관계도 조정하라고 한다.


성취라는 행위로 나를 입증하려는 사람은 그 행위를 하지 못할 때(실업, 퇴직, 질병 등으로) 스스로 존재 가치를 상실시킨다.

‘행위’가 아니라 ‘존재’에 포커스를 맞추고 살아라. 이 말은 나를 좀 식혀 주었다.

나한테 질타하는 듯 혹은 안쓰럽다는 듯 하는 말 같았다.


인생은 선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점이 모인 것이다. 선으로 생각하면 높은 위치나 목표지점만 중요하지만 점으로 생각하면 그 순간들 자체가 가치 있는 목적을 가진 삶이 되는 것이다.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내가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미움받을 용기도 가져야 한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그들의 과제이다. 개입하지 말고 자유롭게 나의 일을 하라.


자기 긍정이 아닌 자기 수용을 하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타자 신뢰.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신뢰를 한다.

그러지 못한 관계는 끊어도 좋다.

타인의 과제와 나의 과제를 분리해라.


내 존재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타자공헌을 해라. 내가 공동체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면 나의 존재 가치가 생긴다.

지금 내가 억지로라도 낭독봉사를 하는 이유가 남을 위해서가 아닌 내가 정한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라는 민망함이 있었는데 이 글로 조금 핑계를 댈 수 있었다. 하나하나 나를 다시 일으켜주는 말들이다.

아들러심리학에 관한 책들도 더 읽어보고 싶다. 일단 머리와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아들러심리학의 목표를 써 본다.


♣ 행동의 목표

1. 자립할 것

2.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


♣ 위의 행동을 뒷받침하는 심리적 목표

1. 내게는 능력이 있다는 의식을 가질 것

2. 사람들은 내 친구라는 의식을 가질 것

아파트 화단의 산딸나무 열매

keyword
이전 26화56. 진로교육, 아이의 미래를 멘토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