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밤 늦게까지 남아 야근한 김비서를 집까지 바래다주게 되었다.
마침 지난 주말에 세차를 깨끗하게 한터라 부끄럼 없이 그녀를 태울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차에 타자마자 못마땅한 표정으로 물었다.
“본부장님, 차 안바꾸실거에요?”
제작년에 회사에서 나온 법인차였다. 검은색 국산 세단이라 조금 올드해 보이긴 하지만 차에 별로 욕심이 없는 나로서는 그럭저럭 탈만했다. 매달 회사에서 차량점검도 해주고 기름값도 나와서 딱히 불편함을 모르고 있었다.
“이런 올드한 차 타고 다니시면 여자들이 안타고 싶어한다구요. 안그래도 범생 스타일이신데. 방향제도 좀 세련된걸루 바꾸시구요”
추천하는 외제차 모델명을 줄줄 읊어대는 그녀를 바라보며 난 속으로 빙긋 웃었다.
그녀는 모를 것이다.
범생같은 내가 올드한 이 국산차 뒷좌석에서 얼마나 추억이 많은지. 왜 뒷좌석에 항상 물티슈를 챙겨 두었는지.
방향제 냄새가 아니라 어제 공항에 태워다 준 사만다가 깊게 남기고 간 체취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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